“中 미래는 위대할 것”…머스크의 ‘중국 띄우기’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24일 16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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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중국의 미래는 위대할 것”이라면서 중국 띄우기에 나섰다. 앞서 중국 당국이 일부 공무원들에게 국가 안보 위협을 이유로 테슬라 차량 금지령을 내리는 등 최근 중국 내 기류가 심상치 않은 점을 의식한 발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머스크는 23일 중국중앙(CC)TV와 인터뷰에서 “중국이 세계 최대 경제국으로 크게 번영할 것”이라면서 “중국의 미래는 위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데 대해 “아주 대담하면서 훌륭한 목표”라며 “다른 나라들도 이런 목표를 세우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탄소 중립 실현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핵심 정책 중 하나다.

머스크가 중국 칭찬에 나선 건 최근 중국 내 테슬라의 상황이 녹록치 않은 것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1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당국이 군과 일부 국영기업 직원들에게 테슬라 전기차를 타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정보 유출 위험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머스크는 “테슬라 차량이 간첩 활동에 쓰였다면 문을 닫겠다”고 해명한 바 있다.

지난달 중국 당국은 ‘예약 면담(웨탄·約談)’ 형식으로 테슬라 중국 사업 담당자를 불러 “중국 법규를 엄격히 준수하고 내부 관리를 강화하라”고 요구했다. 웨탄은 특정 기업에 대한 공개적인 군기 잡기 성격이 강하다. 알리바바 창업주 마윈(馬雲)도 지난해 11월 웨탄에 소환된 이후 지금까지 중국 당국의 집중 견제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지금까지 테슬라는 중국 정부와 상대적으로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다. 2018년 전기차 사업에 한해 외국 자본이 100% 지분율을 가질 수 있도록 허용했는데 테슬라가 그 혜택을 가장 먼저 봤다. 테슬라의 중국 매출은 2019년 29억 8000만 달러(약 3조 3600억 원)에서 지난해 66억 6000만 달러(약 7조5300억 원)로 늘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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