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총리, 11일 UAE 첫 공식 방문…왕세제와 회동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11일 15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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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스라엘 총리 역사상 처음으로 11일(현지 시간) 아랍에미리트(UAE)를 공식 방문한다. 건국 이래 아랍국가들과 줄곧 적대관계를 맺어왔던 이스라엘은 지난해 UAE, 바레인과 수교하면서 관계 개선에 나섰고, 네타냐후 총리는 이를 자신의 외교성과로 과시해왔다.

이스라엘 공영방송 칸 등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하루 일정으로 UAE 아부다비 국제공항에 들러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아부다비 왕세제(60)와 회동한다. 흔히 ‘MBZ’라고 불리는 무함마드 왕세제는 현재 와병중인 형 칼리프 빈 자이드 알 나흐얀 대통령(73)을 대신해 국정 운영을 총괄하는 실권자다.

네타냐후 총리와 무함마드 왕세제는 양국 ‘공동의 적’인 이란을 견제한다는 목표를 두고 머리를 맞대왔다. 지난해 이스라엘 신문 예디오트아흐로노트는 네타냐후 총리가 이스라엘의 해외 담당 정보기관 모사드를 이끄는 요시 코헨 국장과 함께 2018년 UAE를 비밀리에 방문해 MBZ와 회동했고, 이후 양국 정부간 접촉이 활발해졌다고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UAE를 방문하면 공식적으론 첫 방문이다.

이스라엘과 UAE는 지난해 8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중재로 관계 정상화에 합의했다. 이전까지 이스라엘은 1948년 건국 후 이집트, 요르단과 관계를 맺었으나 걸프만 이슬람 국가와는 줄곧 적대해왔다. UAE도 1971년 건국 후 이스라엘과는 비행편도 두지 않고, 벽을 쌓아왔다. 양국이 지난해 정식 외교관계를 수립한 뒤로 군사·경제 분야 협력을 늘려나가고 있다. 국교 수립 이후 양국간 하늘길이 열렸고, 이스라엘은 올 1월 아부다비에 자국 대사관을 설치하며 접촉면을 늘렸다.

네타냐후 총리 UAE 방문은 이스라엘 총선을 12일 앞두고 이뤄지게 됐다. 당초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달 UAE를 공식 방문키로 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국내 대응 등을 이유로 철회했다. 타임즈오브이스라엘은 네타냐후 총리가 자국 내 아랍계 등 유권자 표심을 잡기 위해 UAE 방문 카드를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우파 리쿠드당을 이끌고 있다.

이스라엘 공영방송 칸 등은 네타냐후 총리가 이번 UAE 방문에서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36)를 만날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네타냐후 총리와 사우디 무함마드 왕세자는 지난해 11월 비공식적으로 사우디 신도시 네옴에서 만나 양국 관계 개선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해당 보도에 대해 중동 매체 알자지라 측은 사우디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무함마드는 UAE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카이로=임현석특파원 l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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