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미얀마 ‘태권소녀’ 시신 사라져…시민들 “군부가 훔쳐갔다”

이은택기자 입력 2021-03-06 00:13수정 2021-03-06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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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민주화 시위 도중 숨진 19세 ‘태권소녀’ 찰 신의 무덤이 파헤쳐지고 시신이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 시민들은 배후에 군부가 있을 것이라고 의심하며 분노를 나타냈다.

5일(현지 시간)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는 찰 신의 무덤이 파헤쳐진 사진이 속속 올라왔다. 사진을 올린 미얀마 시민들은 “군부 테러리스트들이 시신을 훔쳐갔다”, “이런 끔찍한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군부 밖에 없다”는 설명을 함께 올렸다.

트위터에 올라온 찰 신의 무덤 사진에는 2021년 3월 3일 사망했다는 기록이 새겨진 묘비가 보였다. 또 파헤쳐진 무덤의 사진과, 시신을 감쌌던 것으로 보이는 파란색 방수비닐 사진도 함께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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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젤(Angel)’로도 불리는 찰 신은 3일 미얀마 2대 도시 만달레이에서 거리 시위 도중 경찰이 쏜 총에 머리를 맞아 숨졌다. 사망 당시 그는 피투성이가 된 채 가슴 부분에 ‘Everything will be OK(다 잘될 거야)’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찰 신은 지난달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 혈액형은 A형이고 사망할 경우 시신을 기증해 달라’는 글과 연락처를 남겼다. 그보다 앞선 같은 달 11일에는 시위 현장에 나가기 전 아버지가 그의 손목에 붉은 손수건을 매 주는 사진을 올리면서 “아빠, 사랑해요”라고 썼다. 붉은 손수건은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인 아웅산 수지 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상징 색깔이다. 그의 페이스북엔 자신이 태권도를 가르친다는 글과 사진도 남겨져 있다.

찰 신은 NLD가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생애 첫 투표권을 행사했다. 당시 투표 후 그는 “마음에서 우러나온 내 첫 번째 투표다. 우리나라를 위해 내 권리를 행사했다”고 했다. 지난해 총선에서는 수지 고문이 이끄는 NLD가 군부 정당에 압승했다.

외신은 찰 신이 사망 직전 시위 현장에서 주변 사람들에게 “앉아! 앉아!”라고 소리쳤다고 보도했다. 주변 사람들은 “그가 전우처럼 다른 사람들을 챙기고 보호했다”며 안타까워했다. 찰 신은 죽기 직전에 찍은 시위 현장 영상에서 “우리는 도망가지 않겠다. 더 이상의 유혈 사태는 안 된다”고 소리쳤다.

이은택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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