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다시 가까워지는 미얀마…中과의 관계서 ‘균형찾기’?

  • 뉴스1
  • 입력 2021년 2월 10일 15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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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를 통해 정권을 잡은 미얀마 군부가 최근 러시아와의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자국에 있어 중국의 영향력만 비대해지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민주주의 수호를 강조하는 미국의 입장에서 볼 때는 미얀마가 중국은 물론 러시아와 가까워지는 것도 껄끄러운 일이다.

미얀마는 전통적으로 중국, 러시아 모두와 가까이 지내 왔다. 러시아로부터는 막대한 규모의 무기를 수입하며 견고한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지난 2019년까지 10년간 미얀마가 러시아 군사자산을 사들인 것만 8억700만달러 규모에 달한다. SIPRI의 지몬 베체만 선임 연구원은 “지난 1일 쿠데타가 벌어질 때 TV 화면에 나온 러시아제 장갑차들은 최근 2~3년간 수입된 것들이지만 미얀마 공식 집계엔 들어가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닛케이아시아는 현재 정권을 잡은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군 최고사령관은 지난 10여년 중국의 영향력을 배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러시아와의 관계를 맺어왔다고 분석했다.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쿠데타 며칠 전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러시아의 지대공미사일 ‘판치프 S1’(Pantsir-S1 air defense system)와 무인기 ‘Orlan-10E’, 레이더 장비 등을 들이는 새로운 계약을 마무리했다.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는 와중에서도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5주년 기념일을 맞아 지난해 6월말 러시아를 방문하며 관계를 다졌다.

한 동남아시아 국가 외교관은 닛케이아시아에 “군사적 연계에 있어선 미얀마가 러시아와 더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얀마 군부가 러시아와 가까워지면 외교적인 면에 있어선 (미얀마를 규탄하려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성명도 막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미국으로선 골치가 아픈 일이다. 러시아가 야당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에게 징역형을 선고하며 블라디미르 푸틴의 통치를 위협하는 민주화 운동에 참혹한 타격을 준데다 10여년 짧게 지속된 민주화 실험이 중단 위기에 놓은 미얀마에도 영향력을 미치고 있으니 말이다. 또한 이런 미얀마에 경제 제재를 내리면 오히려 미얀마 내부에 반미 기류가 생기며 미얀마를 중국이나 러시아 쪽에 더 기울도록 할 수 있으니 딜레마다.

복스는 이러한 위기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향후 4년간 직면하게 될 중대한 도전적 과제라고 보면서 지난 정권에서도 줄곧 (독재국가에 대해) 민주주의를 장려하는 움직임을 보여왔지만 이로썬 민주주의를 성공적으로 발전시키는덴 역부족이란 점을 지적했다. 미국은 러시아 반정부 시위 등을 지원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에린 스나이더 텍사스 A&M대학 교수는 “역대 어느 미국 대통령도 이 분야에서 뛰어난 적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미얀마가 중국과의 관계를 소원하게 가져가지도 않을 것 같다.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지난해 첫 해외순방지로 미얀마를 선택했고 왕이(王毅) 외교부장도 미얀마를 방문해 흘라잉 사령관 등과 회담하며 관계 강화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미얀마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를 포함, 중국의 대외 전략상 매우 중요한 요충지다. 왕이 부장은 지난달에도 미얀마를 방문해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윈 민 대통령, 흘라일 사령관과 모두 만나 백신 공급 문제 등을 논의했다.

중국은 지난 2017년 윈난성에서 미얀마까지 771km에 이르는 송유관을 건설하기도 했다. 중국은 남중국해 등 미국이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곳을 피해 안정적으로 원유를 수송할 수 있는 루트를 확보하는데 심혈을 기울여 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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