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제츠 “美, 홍콩-신장 레드라인 넘지 말라”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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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美 지위에 도전할 생각 없어… 美도 ‘하나의 중국’ 원칙 존중을”
바이든 취임 이후 첫 공식 입장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측근이자 외교 분야 실무 사령탑인 양제츠(楊潔지) 중국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 위원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양국 관계에 대한 첫 공식 입장을 내놨다. 양 위원은 “미국에 도전할 생각이 없다”면서 “미국도 홍콩이나 신장위구르 문제 등에 대해 ‘레드 라인’을 넘지 말라”고 밝혔다.

양 위원은 2일 미국의 비영리단체인 미중관계전국위원회(NCUSCR)가 주최한 ‘양제츠 정치국 위원과의 대화’에서 화상 연설을 통해 “중국은 미국의 내정에 결코 간섭하지 않고, 이데올로기 대립을 바라지도 않는다”면서 “또 미국의 국제적 지위에 도전하거나 대체할 생각도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도 ‘하나의 중국’ 원칙에 입각해 대만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한 뒤 “홍콩 문제, 신장위구르 문제에 대한 개입도 중단해야 한다. 이 사안들은 모두 중국의 핵심 이익, 국가 존엄성, 14억 중국인의 정서와 관련 있는 넘지 말아야 할 ‘레드 라인’”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양 위원의 발언은 2일 현재 시 주석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취임 축전도 보내지 않는 등 중국 최고지도부가 미국 관련 접촉이나 발언을 자제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양 위원은 미중관계 회복을 위해 △중국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것 △상호 교류 복원 △양국 역사·문화·제도 차이에 대한 이해 △상호 이익이 되는 영역 확대를 제시했다. 그는 “중국을 위협(적)으로 간주하는 것은 미국의 잘못된 판단”이라면서 “두 나라가 서로의 역사와 문화, 제도의 차이를 존중하고 전반적인 관계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관리하면서 협력한다면 전 세계에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 수 있다”고 강조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양제츠#홍콩#신장#레드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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