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객꾼”“배신자”…트럼프 백악관 떠나자 비판 나선 극우단체

임보미 기자 , 파리=김윤종 특파원 입력 2021-01-21 19:24수정 2021-01-21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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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 일 백악관에서 대통령 전용 헬기 마린 원에 탑승하고 있다. AP 뉴시스
20일 존 바이든이 취임하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극우 단체들의 분위기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패배 이후에도 ‘선거 사기’ 주장에 동조하며 ‘트럼프 제국 만세’를 외쳤던 극우 단체 ‘프라우드 보이즈’는 이제 트럼프를 향해 ‘호객꾼’ ‘완전 약체’ 등의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 6일 미 의사당 난입 사태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맡았던 프라우드 보이즈가 트럼프에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들은 갭(Gab), 텔레그램 등 회원들만 공유하는 폐쇄형 소셜미디어에서 ‘트럼프는 완전한 실패로 기록될 것’이라며 트럼프 비판에 앞장서고 있다. 이들은 회원들에게 트럼프, 공화당 관련 집회나 시위에도 더 이상 참석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NYT는 이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배신감’을 느껴 등을 돌린 것으로 분석했다. 의회 난입사태 이후 트럼프가 공식 영상에서 시위대의 폭력행위를 규탄하고 나서자 이들이 트럼프가 배신했다며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의회 난입에 참여해 법적 처벌을 받게 된 회원들에게 트럼프가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고 있는 것에 깊은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프라우드 보이즈 회원 중 회장 조셉 빅스를 포함해 현재까지 최소 4명이 의회 불법 침입 혐의로 체포돼 법적 처분을 기다리고 있다. 연방수사국(FBI)에 따르면 이번 의회 폭동으로 체포된 극우 단체 관련자는 100명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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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우드 보이즈 뿐 아니라 오스 키퍼스(Oath Keepers), 아메리카 퍼스트, 큐어넌 등 다른 극우 단체 회원들도 텔레그램 등을 통해 트럼프를 비판하기 시작하는 등 빠르게 변심하고 있다. 큐어넌의 대표 인물인 기업가 론 워킨스는 취임식 직후 회원들에게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했고, 시민은 헌법을 준수할 의무가 있다”며 “이제는 각자의 삶으로 돌아가자”고 했다.

전문가들은 극우 단체의 변심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 기반의 이탈 조짐을 보여주는 신호로 보고 있다. 극우주의 연구자인 아리에 코블러(Arieh Kovler)는 NYT에 “트럼프가 백악관을 떠나자 이들은 트럼프가 애국의 의무를 다하지 못한 채 항복했다고 여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후변화 정책을 반대해온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간 설전을 이어왔던 스웨덴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18)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백악관을 떠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진과 함께 “매우 행복한 노인”이라며 “밝고 환상적인 미래를 바라보는 매우 행복한 노인처럼 보인다. 아주 보기 좋다!”는 글을 올렸다.

2019년 9월 트럼프는 툰베리가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기후변화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연설을 했을 당시 자신의 트위터에 “밝고 환상적인 미래를 바라보는 매우 행복한 소녀처럼 보인다. 아주 보기 좋다”라며 비꼬았다. 이를 툰베리가 그대로 차용한 것이다.

지지세력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는 트럼프는 사업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일 블룸버그는 트럼프의 사업이 코로나19 확산으로 큰 타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워싱턴과 라스베이거스 호텔 관련 매출이 반토막 났고 리조트 수익도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럼프의 재산은 25억 달러(약 2조7500억 원) 규모로 취임 당시보다 5억 달러 줄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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