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첫날부터 ‘트럼프 지우기’ 행정명령 몰아친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입력 2021-01-18 03:00수정 2021-01-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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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美대통령 취임 D―2]
취임후 열흘간 수십건 서명 예정
기후협약 재가입-마스크 의무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첫날인 20일부터 ‘트럼프 지우기’에 나선다.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 이슬람 국가 입국 금지 등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결정한 정책을 원래대로 되돌리는 수십 건의 긴급대책을 시행할 예정이다. 의회 동의를 거쳐야 하는 법률안 대신 곧바로 시행할 수 있는 행정명령 발동으로 ‘미국이 돌아왔다’는 신호탄을 쏘아 올리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16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론 클레인 백악관비서실장 내정자는 바이든 행정부 고위직 참모 내정자들에게 보낸 메모를 통해 바이든 당선인의 이 같은 구상을 전달했다. 메모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인은 취임 첫날인 20일에만 여러 건의 행정명령을 발동한다. 우선 트럼프 행정부가 탈퇴한 파리기후협약에 재가입하고 일부 이슬람 국가에 적용돼 온 입국 금지 조치도 철회할 계획이다. 국내 이슈로는 강제퇴거 유예, 학자금 상환 기간 연장 등 취약계층 보호 조치, 연방정부 시설 이용 시 등 특정 상황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하는 방안이 담겼다.

취임 이튿날인 21일에는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한 진단검사를 확대하고 공중보건 체계를 확립하는 행정명령을 내린다. 이를 통해 안전하게 학교 문을 열고 직장 출퇴근을 재개하는 방안도 발표할 예정이다. 22일에는 팬데믹으로 어려움을 겪는 근로자 가정에 대한 구제 방안을 지시한다. 25일부터 일주일 동안은 미국산 제품 구매를 독려하기 위한 ‘바이 아메리카’ 대책, 형사사법시스템 개혁 조치, 기후변화대책, 인종정책 등이 발표된다. 바이든 당선인이 행정명령 발동을 택한 것은 의회의 협조를 기다릴 필요 없이 취임 시작과 함께 국정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행정부의 경우 지난해 선거에서 상·하원 다수당을 차지한 만큼 의회의 도움을 받기가 어렵지 않지만 정책 효력을 즉각적으로 내는 데는 행정명령만큼 매력적인 게 없다. 트럼프 대통령도 임기 중 전임 대통령들보다 훨씬 많은 200여 건의 행정명령을 쏟아냈다.

바이든 행정부의 ‘트럼프 지우기’는 임기 종료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대못 박기’에 대응하기 위한 성격도 짙다. 트럼프 대통령은 퇴임을 며칠 남기지 않은 시점에 쿠바를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등 돌이키기 힘든 외교안보 조치를 계속 발표해왔다. 15일에도 국방부는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내 주둔 미군을 각각 2500명으로 감축했다고 밝혔다. 클레인 내정자는 메모에서 “바이든 당선인은 ‘미국이 돌아왔다’는 것을 입증하고 세계에서 미국의 지위를 회복하기 위한 조치를 할 것”이라며 “물론 이런 조치들은 우리 업무의 시작일 뿐 코로나19와 경기침체, 인종차별, 기후변화에 맞서 싸우기 위해서는 훨씬 더 많은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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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바이든#트럼프지우기#행정명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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