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판 살인의 추억 ‘조디악 킬러’ 암호 51년만에 해독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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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연쇄살인범 340자 남겨
“날 잡느라 애쓰기 바란다” 내용

미국 연쇄살인범 ‘조디악’의 현상 수배 전단과 조디악이 1969년 샌프란시스코 지역 신문에 보낸 편지 사본. 샌프란시스코=AP 뉴시스
미국 연쇄살인범 ‘조디악’의 현상 수배 전단과 조디악이 1969년 샌프란시스코 지역 신문에 보낸 편지 사본. 샌프란시스코=AP 뉴시스
1960년대 말 ‘미국판 살인의 추억’에 비견되는 연쇄살인범 ‘조디악 킬러’가 남긴 암호 중 일부가 51년 만에 해독됐다. 하지만 여전히 범인의 신원이나 범행 동기를 특정할 만한 단서는 없어 속 빈 강정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 연방수사국(FBI)은 11일 “미국, 호주, 벨기에 출신의 아마추어 암호 해독자 3명이 조디악이 1969년 11월 캘리포니아 지역일간지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에 보낸 일명 ‘340암호’를 푸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영어 대문자, 상형문자 같은 기호로만 17자씩 20줄(총 340자)이 담겨 ‘340암호’란 이름이 붙었다.

해독에 따르면 조디악은 “나를 잡으려고 애쓰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기를 바란다. TV 쇼에 나온 사람은 내가 아니다. (사형을 집행하는) 가스실은 천국으로 나를 더 빨리 보낼 뿐이므로 나는 두렵지 않다”라고 주장했다. TV 쇼는 1969년 이 암호문이 신문사에 도착하기 2주 전 ‘내가 조디악 킬러’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전화로 출연한 지역방송 쇼를 말한다. 즉 진범은 해당 쇼에 등장한 사람이 가짜라고 언급한 셈이다.

조디악 킬러는 1968, 1969년 캘리포니아 일대에서 공식 확인된 살인만 5건, 살인 미수 2건을 저지른 범인으로 아직까지 붙잡히지도, 신원이 확인되지도 않았다. 당시 범인은 지역 언론에 총 4개의 암호문을 보냈고 자신이 총 37명을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암호문 중 1개는 곧 해독됐고 이번에 풀린 암호를 빼고 2개가 여전히 해독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 범인은 경찰에도 수사당국을 조롱하는 편지와 피 묻은 옷가지 등을 여러 차례 보냈고 편지 서문이 늘 ‘조디악이 말한다’는 문장으로 시작해 ‘조디악 킬러’란 별칭이 붙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미국판#살인의추억#조디악 킬러#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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