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플로리다서 패배하면 재집권 물 건너간다

  • 뉴스1
  • 입력 2020년 10월 27일 17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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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에서 가장 눈여겨보아야 할 곳 중 하나가 남동부 플로리다다.

역대 미 대선에서 전체 결과를 가늠해볼 수 있는 풍향계 역할을 해왔을 뿐 아니라 올해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곳을 잃으면 사실상 승산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플로리다에 결려 있는 대통령 선거인단은 핵심 경합주 중 가장 많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 24일(현지시간) 마이애미 인근에서 진행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유세에서 “플로리다에서 이기면, 이것(대선)은 끝난다”며 “나는 결과를 기다릴 필요가 없을 것이다. 우리를 대신해 싸워줄 대통령이 생길 것임을 알고 잠자리에 들길 원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대선은 전체 대통령 선거인단 538명 가운데 270명 이상을 확보해야 승리하는 간접 선거 방식으로 치러진다. 주별로 선거인단 수는 캘리포니아가 55명으로 1위, 텍사스가 38명으로 2위, 플로리다와 뉴욕이 각각 29명으로 3위다.

미 대선 역사에서 보면, 선거인단이 많은 주들은 주요 선거에서 거의 매번 같은 정당이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 그래서 캘리포니아와 뉴욕은 민주당의 텃밭인 ‘블루 스테이트’로, 텍사스는 공화당 텃밭인 ‘레드 스테이트’로 흔히 분류된다. 이들과 달리 플로리다는 어느 당도 승리할 수 있는 경합주로 불린다.

아울러, 1928년 이후 플로리다의 승자가 최종 대선 승자와 일치하지 않은 경우가 두 번밖에 없다. 플로리다가 대선의 풍향계 역할을 한다는 것은 이 때문이다. 또 2000년 대선에선 플로리다에서 재검표 사태 끝에 당선인이 나오면서 플로리다의 정치적 중요성은 더욱 부각됐다.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체 유권자 투표에선 2.1%포인트(p) 뒤졌지만 304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하면서 최종 승자가 될 수 있었다. 그가 깃발을 꽂은 주들 가운데 플로리다는 선거인단 270명을 넘기는 데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여겨졌다.

올해 대선에서도 플로리다는 표심이 한쪽으로 급속하게 쏠리지 않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하는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에 따르면 지난달 말 1%대(바이든 48% vs 트럼프 46.6%)였던 두 후보 간 격차는 이달 들어서 3.8%까지 확대되기도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적극적인 유세를 펼치면서 현재는 1.8%로 다시 좁혀진 상태다.

사전 투표에선 민주당에 고무적인 신호가 감지된다. 26일 기준으로, 2016년 사전 투표 인원의 86%가 올해 사전 투표에 참여했다. BBC는 우편 투표와 사전 현장 투표 수를 계산해보면, 민주당원의 표가 36만6000표 많다고 전했다.

미국의 선거 전문가들은 바이든 후보는 설사 플로리다를 내준다고 하더라도 백악관을 차지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많지만, 플로리다에서 승리한다면 최종 승리는 거의 확실시된다고 입을 모은다. 플로리다에서 패배한 트럼프 대통령이 270명을 모을 방법은 사실상 없다는 것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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