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中에 부과한 275조원 관세 부적절”… 美, 즉각 반발

뉴욕=유재동 특파원 ,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입력 2020-09-17 03:00수정 2020-09-1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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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부, 줄곧 관세 당연 주장
WTO “中에만 부과 이유 입증 못해”
美 “WTO, 中 기술 위법 못막아” 트럼프 “中이 아무렇게나 하게 놔둬”
中 “공정한 판정에 찬사” 환영에도 ‘최종 판정 남아 큰 의미 없어’ 분석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분쟁 과정에서 부과한 거액의 관세가 국제 무역 규정에 위배된다고 세계무역기구(WTO)가 판단했다. 미중 무역전쟁의 발단이 된 사안에서 국제기구가 중국의 손을 들어주자 체면을 구긴 미국은 강력히 반발했다.

WTO는 15일 미국이 2018년에 약 2340억 달러(약 275조 원) 규모로 중국에 부과한 관세가 적절하지 않다고 결론을 내렸다. WTO는 “해당 관세가 중국에만 부과된 데다 미국이 사전에 동의한 최대한도를 넘어섰다”면서 “미국은 왜 이런 예외적인 관세가 정당한지를 입증하지도 못했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이 미국의 지식재산권을 훔쳤고 미국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 진출하려면 기술 이전을 강요받았기 때문에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가 당연하다’고 주장해 왔다. 상대국이 불공정한 무역 행위를 하면 수입품에 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1974년에 제정된 무역법 301조에 따른 것이었다. 이에 중국은 이 사안을 WTO에 제소했고, WTO는 지난해 1월 패널을 설치해 심리를 진행해 왔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성명에서 “WTO의 결정은 WTO가 중국의 기술 위법 행위를 막을 수 없음을 보여줬다”며 “미국은 불공정한 무역 관행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기자들에게 “우리는 WTO에 뭔가를 해야만 한다. 그들은 중국이 아무렇게나 할 수 있게 놔두고 있다”며 “이 문제를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미국의 WTO 탈퇴 가능성을 제기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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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중국은 이례적으로 밤중에 설명 자료까지 배포하며 환영했다. 중국 상무부는 “WTO 전문가 패널의 객관적이고 공정한 판정에 찬사를 보낸다”면서 “미국의 일방주의와 보호무역주의의 잘못된 점을 이번에 WTO도 인정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사건은 중국에 대한 미국의 무역전쟁의 핵심을 강타한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이 강한 반발을 받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번 결정이 현재 WTO의 상황을 감안했을 때 큰 의미가 없다는 분석도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상소위원 임명을 계속 거부하면서 현재 WTO의 상소기구는 정족수 부족으로 개점휴업 상태다. 미국이 이번 결정을 상소한다면 최종 판정은 언제 나올지 기약이 없다. 가오링윈(高凌云) 중국 사회과학원 연구원도 환추시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결정은 법적 파장이 큰 반덤핑 판정과는 다르다”면서 “미국의 부당한 무역 정책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욕=유재동 jarrett@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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