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이상설’ 日 아베, 2주만에 각의 주재했지만…‘유종의 미’ 고민 중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25일 16시 10분


건강 이상설이 커지고 있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내년 9월까지인 임기를 약 1년 남겨놓고 어떻게 ‘유종의 미’를 거둘지 고민하고 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25일 보도했다. 통산 재임일수 뿐 아니라 연속 재임 기준으로도 역대 최장수 총리 기록을 세웠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 경제 불안 등 각종 현안이 산적해 있어 박수를 받으며 물러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이날 오전 총리관저로 출근해 각의(국무회의)를 주재했다고 일본 주요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총리가 17일과 24일 잇따라 병원을 방문하면서 건강 이상설이 불거지다보니 정상 출근 자체가 뉴스가 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날 각의는 2주 만에 열렸다.

마이니치는 아베 총리가 이르면 이달 중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대책을 설명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때 직접 건강에 대해서도 설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민당 관계자는 마이니치에 “(아베 총리가) 병을 이유로 사임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럴 것 같으면 죽는 편이 낫다고 (총리가) 생각한다”고 전했다.

내년 7월로 연기된 도쿄올림픽이 예정대로 개최되고 아베 총리가 그때까지 자리를 지킨다면 ‘꽃길’ 위에서 임기를 마칠 수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재유행으로 개최 여부가 불투명하다.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도 전 분기 대비 7.8% 급락해 경제위기도 겹쳤다.

이런 가운데 ‘포스트 아베’ 후보군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최근 민영방송 닛테레는 유력한 총리 후보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이 퇴근 후 직접 장을 보고 아들과 함께 저녁을 만들어 먹는 모습을 방송했는데 서민적 면모 강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자민당 내 기반이 약한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간사장은 최근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 등과 만나며 우군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사히신문은 “기시다와 이시바 모두 결정타가 부족한 가운데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총리 후보로) 조금씩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25일 진단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도쿄=김범석 특파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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