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빠졌다” 英해변서 감동의 ‘인간 띠’

  • 동아일보

해수욕 즐기던 사람들 손에 손잡아
모습 보고 주변서도 서로 달려와
대형 파도에 휩쓸려간 남성 구조
“타인 더 생각… 축하 박수 쏟아져”

20일 영국 더들도어 해변에서 파도에 휩쓸린 남성(원 안)을 돕기 위해 해변의 사람들이 인간사슬을 만들고 있다. 사진 출처 가디언
20일 영국 더들도어 해변에서 파도에 휩쓸린 남성(원 안)을 돕기 위해 해변의 사람들이 인간사슬을 만들고 있다. 사진 출처 가디언
영국 해변에서 파도에 휩쓸려 위기에 처한 사람을 휴양객들이 ‘인간 띠’를 만들어 구조했다.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사고는 20일(현지 시간) 석회암 절벽으로 유명한 관광지인 더들도어 해변에서 발생했다. 한 남성이 수영을 하다 대형 파도에 휩쓸려 바다로 빨려 들어간 것. 급박한 상황이었지만 마땅한 구조 도구가 없었다. 이에 해수욕을 즐기던 사람들이 하나둘 손에 손을 맞잡고 인간 띠를 만들기 시작했다. 당시의 영상을 보면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던 주변 사람들도 인간 띠를 보고 도움을 주기 위해 급하게 뛰어갔고, 20여 명이 참여했다.

파도가 너무 거세 인간 띠와 물에 빠진 사람 간의 거리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자 결국 한 남성이 뛰어들어 물에 빠진 남성을 끄집어냈고, 나머지 사람들이 힘을 합쳐 이들을 해안가로 끌어냈다. 해변에는 축하의 박수가 쏟아졌다.

목격자 제니 벨 씨는 “사고 당시 파도가 너무 컸고, 몇몇 사람이 ‘파도가 해안 쪽으로 치는 타이밍에 수영을 하라’고 소리쳤지만 역부족이었다”면서 “그러다 갑자기 사람들이 서로 손을 잡고 바다 쪽으로 띠를 만들기 시작했다. 자기보다는 타인을 더 생각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다른 목격자 에밀리 씨는 “해변에는 축하의 박수가 쏟아졌다. 전체의 노력으로 사람을 구했다”고 전했다.

영국은 ‘코로나19 봉쇄령’ 완화 이후 해변을 찾는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 해안에서는 6월 다이빙을 하다가 3명이 중상을 입었고, 20대 남성이 수영을 하다가 익사하는 등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해안 경비대 관계자는 “최근 거센 파도 등으로 수영을 하지 말라고 권고하던 중에 사고가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인간 띠#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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