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반등한 中 ‘매 먼저 맞은 효과’?…불안 불안한 G2 경제 회복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16일 17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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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상 처음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였던 중국 경제가 한 분기 만에 반등했다. 미국도 지난달 산업생산이 증가하는 등 세계 경제를 이끌어가는 주요 2개국(G2) 경제가 나란히 코로나19의 충격을 딛고 기지개를 켜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하고 미중 무역분쟁 등 변수가 많아 확실한 회복세라고 평가하기는 이르다는 전망도 나온다.

● 코로나19 이후 첫 경기 반등에 성공한 중국
16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2분기(4~6월)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늘었다고 밝혔다. 1992년 분기 성장률 발표 이후 처음으로 올 1분기(1~3월) 역성장(―6.8%)을 했던 중국 경제가 석 달 만에 다시 플러스 성장으로 복귀한 것이다. 시장 전망치보다도 훨씬 높은 수준이다. 로이터와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2분기 성장률을 각각 2.5%, 2.4%로 전망했었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던 중국이 주요국 가운데 처음으로 코로나19를 딛고 ‘V자 반등(급격 침체 후 급반등)’을 연출한 것이다.

중국 경제는 상대적으로 빠르게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6월 산업생산은 1년 전보다 4.8% 증가했다. 지난달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50.9로 두 달 연속 50을 넘었다. PMI는 50보다 크면 경기 확장을, 50보다 작으면 경기 수축을 의미한다. 다만 6월 소매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감소해 여전히 소비 위축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경제가 세계 주요국보다 비교적 빨리 회복되고 있는 것은 소위 ‘매를 먼저 맞은 효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올해 1, 2월에는 확진자가 속출해 한때 세계 1위 감염국에 올랐지만 3월 중순부터 뚜렷한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당국이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을 집행하면서 2분기 성장률을 견인했다.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은 5월과 6월 두 달 동안에만 최소 2조6750억 위안(약 450조 4000억 원)의 유동성을 공급했다.

미국도 산업 생산이 두 달 연속 증가하는 등 회복세를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5일(현지 시간) 미국의 6월 산업생산이 전달보다 5.4%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4% 안팎을 뛰어넘는 증가폭이다. 산업생산은 코로나19 여파로 3, 4월 급감했다가 5월 1.4% 회복한 데 이어 2개월 연속 늘어났다. 6월 이후 경제 재개가 시작되면서 소비가 증가하고 이에 따라 제조업 공장의 생산 활동이 다시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 코로나19에 여전히 경제 전망은 불투명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재확산이 이어지면서 G2의 경기 회복세가 꾸준히 이어질 지에 대해선 여전히 물음표가 따라 붙고 있다. 2분기 깜짝 반등에 성공한 중국의 경제 호조가 올해 내내 유지될 수 있을지도 현재로는 불확실하다. 여전히 소비 심리가 위축돼있고, 사상 최악인 미중 관계 여파로 무역협정 또한 지지부진하다. 6월부터 계속된 남부지방의 대홍수 또한 하반기 경제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준도 경기 회복세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연준은 15일 발표한 경기동향 보고서(베이지북)에서 “경제활동이 여름 들어 증가했지만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훨씬 낮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경제가 재가동되면서 기업들이 고용을 늘리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해고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미국 곳곳에서 확진자가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사태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예측하기가 어려워 경제 전망은 매우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했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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