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궁지 몰았던 빈드먼, 결국 군복 벗어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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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스캔들’ 증언뒤 NSC 경질… 백악관이 최근 진급도 방해 의혹

알렉산더 빈드먼 미국 육군 중령이 지난해 11월 19일 미 하원 정보위원회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알렉산더 빈드먼 미국 육군 중령이 지난해 11월 19일 미 하원 정보위원회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우크라이나 스캔들’ 탄핵 조사 과정에서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던 군 장교가 결국 예편하게 됐다. 8일(현지 시간) USA투데이 등은 트럼프 대통령의 보복성 인사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쫓겨났던 알렉산더 빈드먼 육군 중령이 끝내 군복까지 벗게 됐다고 보도했다.

그는 최근 육군 고위 간부들과의 대화에서 ‘내 인사에 백악관이 개입하려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차기 보직인 국립전쟁대학에 가지 않고 군을 떠나기로 결심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를 대리하는 데이비드 프레스먼 변호사는 성명에서 “빈드먼 중령은 백악관의 압력으로 21년 이상 충실히 복무해 온 군에서 그의 미래가 영원히 제한되리라는 것이 명백해진 후 오늘 은퇴한다”고 밝혔다. 프레스먼 변호사는 “괴롭힘, 협박, 보복 등의 활동을 통해 대통령은 빈드먼 중령에게 선택을 강요하려 했다”며 “이는 법을 지키는 것과 대통령을 기쁘게 하는 것, 자신의 선서를 지키는 것과 경력을 보호하는 것 사이에서 선택하라는 것이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런 선택은 국가에 봉사하기 위해 삶을 헌신한 사람이 맞닥뜨려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NSC 유럽담당 국장이었던 그는 지난해 11월 하원 청문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에 대한 수사 요청을 한 것을 우크라이나는 지시로 받아들였을 것”이라고 증언했다. 그는 탄핵안이 부결된 이후 올 2월 NSC 국장에서 해임됐다. 백악관은 이후에도 그의 진급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 국방부 내 인사 담당자들은 ‘빈드먼 중령이 진급에 필요한 조건을 모두 충족했다’며 그를 포함시킨 진급 대상자 명단을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에게 올렸다. 에스퍼 장관은 6일 이 명단을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 인사안이 백악관에 올라갔을 때 트럼프 대통령이 빈드먼 중령의 이름을 삭제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한 소식통은 CNN방송에 “이런 실무 레벨 인사에까지 백악관이 개입하는 것은 불합리하고도 섬뜩한 일”이라고 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트럼프#빈드먼#우크라이나 스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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