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코로나 사망 10만… 6·25전쟁-베트남전쟁보다 많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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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대부분이 가난한 사람들”… NYT, 1개면에 사망자 명단 또 올려
전문가들 거리두기 강조에도 카지노-놀이공원 재개장 서둘러

27일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10만 명을 넘어섰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1월 21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불과 4개월 만에 6·25전쟁(3만6516명)과 베트남전의 미군 사망자(5만8209명)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수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언론은 취약계층이 대부분인 희생자를 애도했다.

24일 1면 전체를 희생자들의 이름으로 채워 큰 반향을 일으킨 뉴욕타임스(NYT)는 3일 만인 27일 B섹션 10면 전체를 할애해 사망자 명단을 게재했다. 올해 초 새해를 축하했을 10만 명이 사라졌다며 “숫자는 인간의 상태를 표현하기에 불완전한 수단”이라는 영국 계관시인 앨프리드 테니슨의 시구를 인용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희생자 10만 명은 대부분 유명한 사람이 아니다. 노인들이 압도적이며 불공평하게도 가난한 자, 흑인, 라틴계”라며 애도했다. 이들 대부분이 부모, 가족, 사랑하는 사람 및 친구와 떨어져 홀로 죽었다는 점도 안타까워했다.

미국의 첫 사망자는 3월 1일 발생했다. 약 한 달 후인 4월 6일 사망자 1만 명을 돌파했고, 채 두 달이 되지 않은 기간에 10만 명을 돌파할 정도로 희생자 증가 속도가 빠르다. NYT는 “코로나19가 약 67만5000명의 미국인이 숨진 1918년 스페인독감 이후로 미국에서 가장 치명적인 공중보건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존스홉킨스대 통계에 따르면 미국 내 코로나19 사망자는 전 세계 코로나19 사망자의 약 28%에 달한다. 일부 의료전문가는 “전 미국인이 확진자나 사망자 지인을 보유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야당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10만 명은 도달하지 않았어야 할 치명적인 이정표다. 피할 수 있었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대통령이 골프를 치는 동영상을 트위터에 게재하며 “그가 미국을 이끄는 것이 얼마나 부적합한지 매일 증명하고 있다”고 썼다. 정부가 1주일만 빨리 봉쇄 조치를 단행했다면 3만6000명을 살릴 수 있었다는 컬럼비아대 연구도 인용했다. 교통사고로 첫 아내와 딸을, 뇌종양으로 장남을 잃은 바이든 전 부통령은 “어떤 기분인지 안다”며 유가족을 위로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가시지 않았다며 거리 두기 준수를 강조하는 의료 전문가와 달리 각 기업은 경제 정상화의 속도를 내고 있다. 세계 최대 테마파크인 플로리다주의 ‘디즈니월드’는 이날 “7월 11일부터 일부 시설을 재개장하겠다”고 밝혔다. 3월 중순 운영을 임시 중단한 지 4개월 만이다. 인근의 경쟁 테마파크 ‘유니버설스튜디오올랜도’ 역시 다음 달 5일 재개장하겠다고 공지했다.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카지노들은 다음 달 4일부터 문을 연다.

디즈니 측은 재개장 후 직원과 손님 모두 입장하기 전 마스크를 착용하고 체온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공지했다. 퍼레이드와 불꽃놀이 등 특정 공간에 많은 인원이 몰릴 수 있는 행사는 당분간 중단하고 사전예약제를 실시한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코로나19#뉴욕타임스#미국 사망자 명단#디즈니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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