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자본주의 한복판서 빈부격차 문제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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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대통령선거를 앞둔 미국 할리우드 영화계가 9일(현지시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영화 ‘기생충’을 최고 작품상으로 뽑았다.

미국 우선주의와 보호주의를 설파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앞둔 상황에서 ‘기생충’이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데는 영화계를 뛰어넘는 정치사회적·경제적 함의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기생충의 주제는 최근 전 세계의 화두인 빈부격차다. 이와 관련 영국 BBC 방송의 문화 전문 선임기자 휴 몽고메리는 “‘기생충’이 사회 불평등과 빈부격차란 이슈를 자본주의 최정점인 미국 한복판에서 제기했다”고 평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미국 경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0년 넘게 호황을 이어가며 사상 최저 빈곤율과 실업률을 자랑하고 있지만, 소득불평등 수준은 50년 만에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특히 할리우드가 위치한 캘리포니아주에선 최근 노숙자 급등세가 두드러진다. 작년 1월 기준으로 캘리포니아주의 노숙자는 9년 전보다 22.5% 늘면서 심각한 주택난을 반영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노숙자들이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LA) 같은 대도시의 위신을 떨어뜨린다”고 주장해 지역사회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미 연방정부는 ‘노숙자들을 시설에 일제히 수용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지방정부들은 노숙자들에 대한 일방적 시설수용에 반대하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와 관련 몽고메리는 “‘기생충’은 부유층을 공격 대상으로 삼지 않고 빈곤층과의 공존을 모색했다”며 기존 영화와는 다른 방식으로 빈부격차에 접근한 점을 주목했다.

기생충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함께 각본상·감독상·국제 장편영화상 등 4개 상을 휩쓸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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