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시위 투어 프로그램’ 여론 뭇매에 철회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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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비앤비에 3만원 상품 올라와… “고통으로 돈벌이” 비난 커지자 삭제

채찍으로 시위대 폭행 18일(현지 시간)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기마경찰(오른쪽)이 반정부 시위대에 채찍을 휘두르고 있다. 칠레에서는 10월 초부터 ‘지하철 요금 50원 인상’으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가 3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산티아고=AP 뉴시스
채찍으로 시위대 폭행 18일(현지 시간)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기마경찰(오른쪽)이 반정부 시위대에 채찍을 휘두르고 있다. 칠레에서는 10월 초부터 ‘지하철 요금 50원 인상’으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가 3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산티아고=AP 뉴시스
3개월째 반정부 시위가 진행 중인 칠레에서 시위 체험 관광 프로그램이 만들어졌다가 거센 비난을 받고 철회됐다. 18일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에어비앤비에 최근 칠레 반정부 시위 주요 장소를 방문하는 ‘혁명 체험 프로그램’이 올라와 논란이 벌어졌다. 현지인과 함께하는 활동을 내세운 이 프로그램은 칠레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이 잦은 수도 산티아고의 이탈리아 광장을 포함해 시위 주요 장소를 돌아보는 코스로 구성됐다. 총 두 시간짜리 프로그램의 가격은 1만9000칠레페소(약 2만9000원). 홍보 게시글에는 물과 유사시에 대비한 보호용 고글을 제공한다는 내용도 담겨 있었다. 이 프로그램을 기획한 세바스티안 니에토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시위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을 보고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며 “시위 배경에는 사회적 문제가 자명하게 있지만 재미있는 요소도 분명히 있다”고 밝혔다.

칠레 현지인들은 사회적 고통을 돈벌이 수단으로 삼았다며 분노했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면서 이 프로그램은 에어비앤비에서 삭제됐다. 10월 6일 지하철 요금 30칠레페소(약 50원) 인상으로 촉발된 시위가 이어진 3개월 동안 강경 진압으로 26명이 사망했고 수천 명이 다쳤다. 유엔 인권위원회의는 지난주 경찰의 고무탄에 눈을 다친 사례가 345건이라고 발표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칠레#에어비앤비#시위 투어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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