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의 핵심 석유 생산시설 일부가 14일(현지 시간) 예멘 시아파 반군 후티의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아 파괴됐다. CNN 등에 따르면 후티 반군은 이날 오전 4시경 10대의 드론을 동원해 동부 아브까이끄의 원유 탈황·정제 시설 및 인근 쿠라이스 유전을 공격했다.
이번 공격으로 사우디 일일 원유 생산량의 약 50%인 570만 배럴의 생산이 잠정 중단됐다. 아브까이끄는 사우디 국영 석유사 아람코가 운영하는 세계 최대 석유 플랜트이며 쿠라이스 유전도 핵심 유전으로 꼽힌다. 국제 유가 상승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에너지 전문매체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시설 복구가 지연되면 국제 유가가 배럴당 최고 1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가 상승으로 한국 중국 일본 등 주요 아시아 국가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 지난해 원유 수입의 약 31%를 사우디에 의존했다. 아람코의 기업공개(IPO) 및 증시 상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후티 반군이 사우디와 미국의 주적(主敵)인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과 이란의 긴장 고조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4일 트위터를 통해 “이란은 세계 에너지 시장에 대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공격을 저질렀다”며 이란을 공격 배후로 지목했다. 이란 외교부는 15일 성명을 통해 “이란에 ‘최대 압박’ 정책을 펴던 미국이 ‘최대 거짓말’ 정책으로 노선을 바꿨다”며 배후설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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