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임대료 114달러보다 韓서 10억달러 받는게 더 쉬워”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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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美엔 손짓 南엔 위협]재선 모금 캠페인서 방위비 또 압박
뉴욕포스트 “文대통령 억양 흉내내”

동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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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뉴욕 브루클린 임대아파트에서 114.13달러(약 13만8326원)의 돈을 받는 것보다 한국에서 10억 달러(약 1조2120억 원)를 받는 것이 더 쉬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 시간) 뉴욕주 롱아일랜드의 부유층 휴양지 햄프턴에서 진행된 재선 캠페인 모금 행사 과정에서 한국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거듭 압박했다고 뉴욕포스트가 전했다. 어린 시절 부동산 사업을 하던 부친을 따라 세입자들의 임대 수표를 받은 과정을 거론한 것이지만 한국에 대한 조롱성 언급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염두에 두고 한 발언으로 보이지만 동맹과의 관계보다는 지나치게 비용 문제에만 치중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은 훌륭한 TV를 만들고 경제도 번창하고 있다. 왜 미국이 한국을 지키기 위해 돈을 내야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자신의 거친 협상에 어떻게 굴복했는지를 묘사하며 문 대통령의 억양을 흉내 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뉴욕포스트는 어떤 식으로 흉내를 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반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우리는 친구고 사람들은 그가 나를 볼 때만 미소 짓는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 워싱턴포스트(WP)는 10일 “2020년 재선을 앞두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외교를 성공으로 포장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만났을 때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가미카제(神風) 자살 특공대가 술이나 약에 취해 있었느냐”고 질문했고, 아베 총리가 “그들은 단지 국가를 사랑했던 것”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단지 조국을 사랑해 연료를 절반만 채우고 강철 모함으로 돌진하는 가미카제 조종사들을 상상해보라”고 농담조로 발언했다. 뉴욕포스트는 미국 대통령이 동맹인 한국, 일본, 유럽연합(EU)을 조롱하고 독재자인 김정은 위원장과 사우디아라비아 통치자에 대한 호감을 드러냈다고 우려했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재선 모금 행사#한국 방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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