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北서 풀려난 김동철 목사 “난 韓·美CIA 스파이였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30일 16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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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억류됐다가 지난해 풀려난 재미교포 김동철 목사가 미국 중앙정보국(CIA)을 위해 북한 동향을 파악하는 ‘안테나(촉수)’ 역할을 했다고 29일(현지 시간) 고백했다. 김 목사는 이날 발행된 NK뉴스 영문판과의 인터뷰에서 “2009년부터 2015년 북한에서 체포되기 전까지 6년간 CIA를 위해 일했다”고 밝혔다.

나선경제특구 기업인으로 활동했던 김 목사는 북한에서 체포된 뒤 기자회견에서 한국 국가정보원을 위해 북한 정보를 수집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당시 그가 북한의 고문에 못 이겨 거짓 증언을 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번 인터뷰로 당시 증언이 거짓은 아니었다는 점이 드러난 것이다.

NK뉴스에 따르면 북한에서의 스파이 활동에는 CIA로부터 지원받은 각종 첨단기기들이 동원됐다. 시계에 장착된 카메라로 비밀리에 촬영하고 전자파를 이용한 고성능 도청을 했다. 뿐만 아니라 핵 및 군사시설에 대한 정보를 가진 ‘더블 에이전트(이중간첩)’를 포섭하라는 CIA의 지시를 받고 북한 전역을 여행하기도 했다.

김 목사의 마지막 임무는 나진항에 입항한 수상한 선박을 조사하는 일이었다. 위성촬영을 통해 선박을 발견한 CIA는 근접 촬영과 어떤 활동을 하는 선박인지 알아낼 것을 요구했고 김 목사는 체포되기 직전 그 정보를 전달했다. 하지만 CIA와 미 국무부, 한국 국정원은 이에 대한 논평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NK뉴스는 전했다.

김 목사는 북한 당국으로부터 8차례에 걸쳐 물고문을 당했고 몇 차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시도했다고 덧붙였다. 김 목사 등 억류 미국인 3명은 지난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방북하면서 전격 석방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들의 석방을 주요 치적으로 강조해왔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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