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포기 뜻 없다”던 코츠 美국가정보국장 경질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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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외교안보 사안 엇박자
후임에 ‘트럼프 충복’ 래트클리프, 정보분야 문외한… 상원 인준 미지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러시아 등 핵심 외교안보 사안을 두고 사사건건 충돌해온 댄 코츠 국가정보국장(DNI·76)을 전격 경질했다. 후임으로 ‘대통령의 충복’ 존 래트클리프 하원의원(54·공화·텍사스)이 내정됐다. 래트클리프 의원은 테러 담당 검사 출신이지만 정보 분야의 경험은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현지 시간) 트윗을 통해 “코츠 국장이 다음 달 15일 퇴임한다. 새 국장으로 래트클리프 하원의원을 지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01년 9·11테러 이후 만들어진 DNI는 중앙정보국(CIA), 연방수사국(FBI) 등 정보기관들을 감독하는 최상위기관이다.

코츠 국장은 1월 상원 청문회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완전히 포기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 북한은 핵무기가 정권 유지에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며 북한에 낙관적 태도를 보이던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태도를 취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준비하던 트럼프 대통령은 격노했고 “학교에 가서 다시 공부하라”고 비아냥댔다. 코츠 국장은 러시아, 이란, 시리아 철군, 이슬람국가(IS) 현황 등에 관해서도 대통령과 엇박자를 냈다. 지난해 한 안보포럼에서는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미 워싱턴으로 초청해 정상회담을 추진 중”이란 말을 듣고 한숨을 쉬며 어이없다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해명 성명을 냈다. 이런 불협화음으로 그는 줄곧 교체설에 시달렸다. 3월에는 실제 주변에 사임 의사를 밝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만류로 자리를 유지했으나 결국 지난주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사임하기로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미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노골적인 지지를 보이는 후임 래트클리프 의원이 기밀정보의 분석 및 평가에서 균형감을 유지할지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상원 인준을 통과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라는 것. 지난주 의회 청문회에서 증언한 로버트 뮬러 전 특별검사는 “내년 대선에서도 러시아의 개입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때 래트클리프 의원은 “러시아의 개입을 확인할 근거가 없다”며 뮬러를 몰아붙였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래트클리프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눈먼 충성을 보였기 때문에 선택된 것이 분명하다”며 “초당파적인 정보 분야 전문가가 요구되는 자리에 그런 인사를 앉힌다면 상원은 큰 실수를 하게 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트럼프#댄 코츠#북한#비핵화#래트클리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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