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2명 탄 러 선박 北 억류 9일째…“식량 거의 고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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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7월 25일 20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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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국적 어선 ‘샹 하이린(Xiang Hai Lin)’ 8호.  (마린 트래픽) © 뉴스1
러시아 국적 어선 ‘샹 하이린(Xiang Hai Lin)’ 8호. (마린 트래픽) © 뉴스1
한국인 2명과 러시아인 15명이 탄 러시아 선적 어선이 북한 당국에 억류된 지 9일째를 맞은 25일 해당 선박에서 식량과 물, 연료가 거의 고갈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은 한국인 선원 신변 안전 확인 요청에 대한 답변을 거부한 채, 한국 국기를 단 어선이 북한 영해를 침범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북한에 억류된 ‘샹 하이린(Xiang Hai Lin) 8호’는 지난 16일 오후 7시쯤 한국 속초항을 출발해 동해상에서 게잡이를 하던 중 북한 국경수비대에 나포된 뒤 원산항으로 이송됐다. 북한 외무성에 따르면 어선이 나포된 형식상 원인은 ‘북한 내 출입국 및 체류 규칙 위반’이다.

러시아 수산청은 전날 성명을 통해 “우리는 어선 억류를 불법적인 것으로 간주한다. 국제법에 따르면 배타적경제수역(EEZ)을 통한 항행은 허용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해당 어선은 북한 영해를 벗어난 곳을 항해 중이었다”고 설명했다.

선박 운영사인 북동어업회사 역시 이날 성명을 통해 “북한 영해 30km 구역을 침범한 혐의로 어선 나포됐지만, 북측이 주장하는 ‘30km 구역’은 어떤 지도에도 실리지 않았고 어떤 구역인지 아무도 모른다”고 비판했다.

또 북동어업회사는 “선박에 식량과 연료에 부족한 상황”이라며 “선원들이 하루 빨리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선체 점검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확하게 왜 배가 억류됐는지 언제 사태가 해결될 것으로 예상되는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현재 ‘샹 하이린 8호’ 선적이 등록돼 있는 러시아 극동 사할린 정부와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사태 해결과 러시아 선원 귀환을 위해 애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극동지역 니콜라이 수카노프 노조 대표는 이날 타스통신에 “만약 억류돼 있는 선원의 친척들이 직접적으로 도움을 요청한다면 가능한 모든 지원을 할 준비가 돼 있다”며 “러시아 선원 노조는 북한 내 노조와 접촉해 지원을 요청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북측은 북러간 우호 관계를 고려할 때 나포된 어선이 조사를 받은 후 무사히 풀려날 것이라면서도, 한국 선원들에 대해선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현재 한국은 러시아를 통해 우회적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관에 따르면 한국 선원 2명은 50~60대 남성으로 현재 원산의 한 호텔에 머물며 북한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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