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남부 ‘최악의 물 부족’…가뭄에 저수지 바닥 갈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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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6월 20일 10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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첸나이 물부족 심각…당국 수자원 관리 부실

인도에서 여섯 번째로 큰 도시, 남부의 첸나이에서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심각한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CNN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쳄바람바캄 저수지 등 이곳에 물을 공급하는 저수지 4곳은 바닥이 갈라질 정도로 바싹 말랐다.

주 당국은 인근에서 물을 조달하고 있으며, 주민들은 수십개의 캔과 플라스틱 통을 들고 치솟는 여름의 고온 속에서 몇 시간씩 서서 배급을 기다린다.

첸나이 주민이자 한 호텔을 운영하는 수레쉬 수부라만은 “어떻게든 (호텔을) 열려고 하고 있지만 수익도 손해도 없는 상태다. 하지만 다른 방법은 없다”며 “처음에는 집에서 매일매일 물을 받았는데 이제 3~4일에 한 번만 받는다. 우리는 20리터짜리 플라스틱 통에 물을 저장해두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호텔을 운영하는 거주민은 “첸나이 지역에서 호텔과 레스토랑은 물 부족으로 문을 닫았다”고 상황을 전했다. 그는 호텔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민간 물탱크차에 이틀에 한 번꼴로 86달러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물탱크차는 타밀나두주 바깥 지역에서 오는데 수요가 너무 많아 제때 공급하기 힘들 정도다. 부유한 사람들은 값비싼 사설 용수 공급차에 의존하고 있다. 당국은 저소득층 가구에게 최우선으로 물 공급을 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나 상황은 쉽지 않다.

현재 첸나이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물 부족에 시달리는지는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2011년 인구 조사에서 첸나이의 인구는 460만명으로 집계됐으며 2017년 통계에 따르면 이곳 60만5510가구가 수도관 시설을 갖췄다고 한다. CNN은 각 수도관은 하루에 120리터 물을 받고 가뭄 때에는 70리터로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도시 빈민가에 사는 주민은 약 82만명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경제적인 이유로 사설 물탱크차를 이용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가뭄으로 빈민가 지역에서는 온 가족이 하루 고작 30~40리터 물을 얻고 있다고 관련 단체는 말했다.

인도에서 가뭄은 연례 행사처럼 벌어지는 문제이나 올해는 전국적인 폭염과 겹치면서 더욱 심각해졌다. 인도는 물 저장고 등 전통적인 관개시설을 갖추기 보다 수요 대부분을 지하수에 의존하고 있다. 가뭄이 해소되려면 비가 와야하는데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비가 내리는 몬순 시즌은 더욱 불규칙해지고 있다.

인도의 물 보호관리 관련 민간단체 FORCE 창립자 겸 회장은 “지하수는 매년 더 빠르게 마르고 있다”며 “(가뭄은 당국의) 수자원 관리 부실이 주 원인이다. 우리는 비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정부는 물 저장을 확실하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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