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법무장관 ‘노쇼 청문회’ 비판 봇물…‘치킨시위’까지

  • 뉴스1
  • 입력 2019년 5월 3일 14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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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 장관 하원 청문회 불참하자 민주당서 ‘시위’
바이든 전 부통령 “대통령 변호사냐” 비난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팀의 ‘러시아 스캔들’ 보고서를 놓고 미국 정치권에서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졌다. 특검 수사 보고서를 왜곡해서 발표했다는 의혹을 받는 윌리엄 바 미 법무장관이 하원 청문회 출석을 거부하자 의회에선 ‘치킨 시위’가 일어나기도 했다.

바 법무장관은 상원 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집중적인 공격을 받았고 이어 2일(현지시간) 열린 미 하원 청문회에는 아예 나타나지 않았다. 하원의원들뿐 아니라 하원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변호사들로부터 질문 받기를 거부한다는 의사 표시였다.

바 장관은 민주당이 요구한 수사 보고서의 무삭제판도 제출하기를 거부했다.

이에 민주당에서는 바 장관을 겁쟁이를 뜻하는 동물인 ‘닭’에 비유하면서 ‘치킨 시위’를 벌였다. 스티브 코언(테네시) 하원의원은 켄터키프라이드치킨(KFC) 한 통을 꺼내들고 먹기 시작했다. 주변 의원들에게도 치킨을 나눠줬다.

CNN에 따르면 코언 의원은 옆에 놓여있던 닭 모형을 들고 “치킨 바(장관)은 오늘 나타났어야 했다”면서 “오늘 미국은 참 슬픈 날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법무부가 바 장관의 청문회 불참을 통보하자, 민주당 소속인 제럴드 내들러(뉴욕) 하원 법사위원장은 “의회를 모욕했다”면서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날 학계에서도 바 장관을 향해 비난을 집중적으로 쏟아냈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노동부 장관을 지낸 로버트 라이시 UC버클리 정책대학원 교수는 NBC방송에 출연해 “바 장관이 의회 소환장에 따르지 않는다면 국민들은 이 상황을 헌법적 위기라고 봐야 한다”면서 “바 장관은 의회에서 민주당에 협조하길 거부한다면 붙잡혀 감옥에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헌법 전문가인 로렌스 트라이브 하버드대 교수는 트위터를 통해 “바 장관은 여론을 호도했다”면서 “뮬러 특검도 자신의 보고서를 바 장관이 부정확하게 전달했다고 보고 있다. (바 장관은) 청문회에서 증언을 하거나 아니면 사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내년 대통령 선거 출마 선언을 한 조 바이든 전 미 부통령도 아이오와 주 디모인에서 기자들과 만나 “(바 장관은) 미국인들로부터 신뢰를 잃었다. 법무장관직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바 장관은) 대통령의 변호사가 아니라 국민의 변호사”라면서 “대통령을 변호하라고 그 자리에 앉은 게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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