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 사살 당한 브라질 남성 장례에 피묻은 국기 등장

  • 뉴시스
  • 입력 2019년 4월 11일 06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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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태우고 운전하다 80발 맞아
분노한 사람들, 빨간 페인트 뿌린 깃발 들어

가족을 태우고 운전하며 가다가 일요일인 7일 군대의 오인 사격으로 80발의 총탄이 발사되면서 피살당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가장의 장례식이 10일 치러지면서 참석한 사람들이 빨간 페인트를 피처럼 뿌린 브라질 국기를 흔들면서 분노를 표했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숨진 에발두 도스 산투스 호자는 부인과 7살짜리 아들, 부인의 계부와 다른 여성 한 명을 태우고 친척의 베이비 샤워( 아기 탄생축하 선물전달행사)에 가는 길이었다. 그러나 그의 승용차를 범죄자의 차량으로 오인한 듯한 군대가 무려 80발의 총탄을 퍼부었고 인권단체들은 폭력 근절을 위해 필사적인 리우시가 손쉽게 너무 무력에 의존한다며 비난하고 있다.

그 사고로 산투스 호자는 숨졌지만 장인과 행인 한 명이 중상을 입었을 뿐 차에 탄 다른 사람들은 무사했다.

10일의 장례식에서 그의 미망인은 남편의 관이 운구될 때 통곡을 하며 따라갔고 관이 묘지에 안장될 때에는 잠시 기절해서 구급차에 실려가기도 했다.

장례식에 모인 100여명의 분노한 사람들은 “정의를 실현하라!”고 연호하며 노란색과 초록색의 브라질 국기 위에 피처럼 빨간 페인트를 뿌린 것을 들고 흔들었다.

지난 해 대통령에 당선된 전 육군대위 출신의 극우파 자이르 보우소나루는 범죄를 근절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고, 이를 위해 경찰이 작전 중에 인명을 해치더라도 면책이 되는 정책을 펴왔다.

리우데자네이루 시 당국도 보우소나루와 비슷한 이론을 펴면서 최근 경찰의 단속 작전에서는 자동화기 같은 중무기로 살인을 하는 일이 빈번해졌다.

‘리우 데 파스’ 인권단체의 안토니우 코스타 사무총장은 “정부 당국이 먼저 총부터 쏜 다음 누구냐고 묻는 식의 문화를 부추기고 있다. 이런 풍조는 반드시 싸워서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군재판소는 10일 도스 산투스 로사가 피살되었을 때 총을 발사한 10명의 군인들 가운데 9명을 체포해서 구금한 뒤 이 사건을 철저히 수사하라고 명령했다.

군은 처음에는 군인들이 차량에서 총을 쏜 것에 응사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경찰 조사 결과 승용차 안에는 어떤 무기도 없었다. 그러자 다음날 군은 다시 군인들이 그 차량을 범죄자들의 것으로 오인한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10일 다시 군은 생명의 손실에 대한 애도를 표하면서 이번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해 미셰우 테메르 전 대통령은 리우데자네이루의 치안을 위해 연방 군대를 투입해 임무를 맡게 하는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그 것은 12월 31일로 효력이 끝났기 때문에 브라질 군대는 지금은 법적으로 순찰이나 치안 업무를 수행할 수 없게되어있다.

피해 가족의 변호사 조앙 탄크레두는 이번에 총격을 가한 군인들의 작전이 불법적인 것이었을 수도 있다면서 “만약 어떤 불법 사항이 있다면, 이번 사건은 군사재판에서 다뤄져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브라질은 살인률이 세계 최고인 나라들 중의 하나이며 리우데자네이루 같은 대도시에서는 마약조직과 군경의 총격전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는 재판 외에 경찰의 총격으로 발생하는 살인이 많은 도시로 오래전부터 악명을 떨쳐왔다.

지난 해 1년동안 브라질 전국에서 경찰관에게 살해된 사람의 수는 정부 통계로 1534명에 이른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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