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 “‘리비아 모델’은 결함…트럼프, 본능 따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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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4월 5일 1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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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부 아니면 전부’ 안 통해…실용적 대북 접근 필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북 문제를 해결하려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NSC)의 ’리비아 모델‘을 따라선 안 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미 국무부 북한정보분석관 출신의 로버트 칼린 스탠퍼드대 방문연구원은 4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LA)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지난 2월 북미정상회담이 무산되기 직전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건넨 것은 ’리비아 모델‘을 재탕한 볼턴의 결함 있는 방안이었다“이며 이같이 주장했다.

리비아 모델이란 북한의 ’선(先) 핵 폐기-후(後) 보상‘을 원칙으로 하는 것을 말한다.

칼린은 ”미국의 북한 핵시설 접근과 북한의 핵 활동 중단 뒤 미국 이전 등은 미국이 협상이 끝날 때까지 (북한으로부터) 얻길 바라는 것들“이라며 ”그러나 하노이 회담의 쟁점은 우리가 최종적으로 바라는 결과를 갖고 북한과 맞서는 게 아니라 그 방향으로 진전시키는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작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정상회담 땐 실현 가능한 접근법에 찬성해 볼턴 보좌관의 ’올 오어 나싱‘(전부 아니면 전무)이란 리비아 모델을 제쳐뒀었다면서 ”하노이에서도 이 같은 접근법을 유지하는 편이 더 나았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칼린은 ”(리비아 모델은) 북한 입장에서 외교가 아니다. 그저 항복 요구일 뿐“이라며 ”극도로 신중하게 핵무기 포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북한엔 이 전술이 통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칼린은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영변 핵시설 폐기라는 북한의 제안을 거부하고 ’빅딜‘을 추진하란 조언을 받았다“면서 ”이는 볼턴이 협상을 깨기 위한 망치였다. 더 나쁜 건 이게 실패했을 때를 대비한 실용적인 ’플랜B‘도 없다“고 거듭 비판했다.

칼린은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을 재개해 미국을 타격할 능력을 갖췄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에 대한 대비가 돼 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싱가포르(회담)에서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었다. 북한을 (협상에) 끌어들이는 그의 본능도 맞았다는 게 입증됐다“며 ’빅딜이냐 아니냐‘의 접근은 결국 북한이 더 많은 핵무기를 갖게 만들 뿐이라고 지적했다.

칼린은 오는 11일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는 점을 들어 ”두 정상이 김 위원장을 상대하는 실용적 경험을 활용하고 ’올 오어 나싱‘ 접근을 포기한다면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과의 협상에서 동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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