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묘해진 北 제재회피…“허브는 수중송유관 갖춘 남포항”

  • 뉴스1
  • 입력 2019년 3월 13일 07시 00분


대북제재위 전문가패널 연례보고서 발표
北, 무기수출·사이버공격·암호화폐 통해 외화벌이

지난해 10월 미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국(ISN)이 공개한 북한 선박의 불법 환적 모습© News1
지난해 10월 미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국(ISN)이 공개한 북한 선박의 불법 환적 모습© News1


유엔 전문가패널은 12일(현지시간) 북한이 대북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수중송유관을 활용하는 등 다양한 수법을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특히 전문가패널은 북한 남포항을 공해상에서 불법 환적된 석유를 운송·보관하는 제재위반 ‘허브’로 지목했다.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는 이날 공개한 전문가패널 연례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대북제재 위반 행위를 계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패널 보고서는 대북제재의 이행 및 효과를 정리한 종합 평가결과로 매년 두 차례 안보리에 제출된다.

◇ 불법 해상환적, 범위·규모 확대…남포항이 허브

400여쪽에 달하는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공해 상에서 이뤄지는 불법 환적을 통해 석유 수입 및 석탄 수출을 지속하고 있고, 그 범위와 규모도 확대하고 있다.

보고서는 이어 지난해 북한에 유입된 석유가 대북제재에 따른 연간 원유 공급 상한선인 50만배럴을 훌쩍 넘겼다고 추정하며 이 때문에 대북제재가 무력화된다고 설명했다.

공해상에서 거래된 석유가 북한에 유입되는 창구로는 북한 남포항이 지목됐다.

보고서는 ‘북한의 항구, 특히 남포항은 의심스러운 불법 활동의 허브’라며 “남포항에선 금수 품목인 북한산 석탄이 수출되고 불법 환적된 유류의 수입이 폭넓게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특히 북한이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 선박에서 남포항 수입터미널로 석유를 옮기는 과정에서 수중송유관 시설을 사용한다고 지적했다.

◇대북제재위, 27개국 무기거래·군사협력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외국 중개인을 통해 예멘의 후티 반군과 리비아, 수단 등에 소형 무기, 경무기. 여타 군사장비 등을 불법 수출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대북 제재위는 북한과 불법무기 거래 및 군사협력을 한 혐의로 27개국이 제재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이 중 알제리와 앙골라 등 아프리카 국가가 16개국으로 절반을 넘었다.

이와 함께 보고서는 북한이 중국에서 비밀 핵 물질을 조달했다는 의혹과 이란, 리비아, 수단과의 군사협력 혐의 등이 조사 대상이라고 밝혔다.

© News1 DB
© News1 DB
◇사이버공격·암호화페로 외화벌이

북한이 사이버공격과 암호화폐를 이용해 금융제재를 회피하고 있고, 이를 통해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대북제재위는 “북한은 2017년 1월부터 2018년 9월까지 아시아에서 최소 5차례에 걸쳐 가상화폐거래소를 해킹, 5억7100만 달러를 빼돌렸다‘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용차로 활용되는 고급 외제차를 둘러싼 대북제재 위반 여부에도 주목했다.

북한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정상회담 및 평양 남북정상회담 등에서 벤츠 최상급 모델인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S600 풀만 가드‘를 개조한 방탄 차량을 공개했었다.

이들 차량은 유엔 대북제재 결의에 따라 사치품으로 분류, 북한에 대한 수출이 금지된 만큼 명백한 제재위반이라는 설명이다.

◇美 ”유엔 보고서 환영…北 제재위반 심각하게 인식“

미국 국무부는 이러한 전문가패널 보고서 내용에 대해 ”유엔 제재 이행에 대한 유엔의 독립적 전문가패널의 보고서 발표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이날 로버트 팔라디노 부대변인 명의로 성명을 내고 미국은 유엔 제재 위반 혐의를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면서 “모든 회원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완전히 이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제재를 이행하는 국제적 결속은 북한의 불법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 개발 능력을 계속 방해하고 북한이 비핵화할 때까지 경제적·외교적으로 고립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낸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