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김정은은 핵포기 의사 없다” 비핵화 진정성 비판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26일 20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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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전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가 2차 북-미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김정은은 핵포기 의사가 없다”가 단언했다.

그는 26일 서울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성우회(예비역 장성 모임) 창립 30주년 행사의 기념강연에서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의 대남전략은 핵보유국 지위를 굳히려는 것”이라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현재 갖고 있는 핵은 유지하는 핵동결 전략을 써 미국 등 국제사회로부터 인도와 파키스탄과 같은 비공식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으려한다는 것이다.

태 전 공사는 “파키스탄은 과거 3년간 미국과 협상하며 시간을 끌었고, 미국은 2001년 9·11테러 이후 파키스탄의 핵 보유를 인정했다”며 “북한은 이를 보며 명분을 잘 내세우면 (핵 보유에 대한) 미국의 동의를 구할 수 있다는 것, 시간을 벌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고 했다.

28일 발표될 ‘하노이 선언’에 담길 비핵화 수준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북한이 하려는 건 핵위협은 그대로 두고 일부를 없애는 핵군축”이라며 미국이 요구하는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를 수용할 가능성을 낮게 봤다. 이어 “2차 북-미 정상회담은 ‘트럼프 독트린’의 시작이다. 1969년 베트남과 대만의 미군 철수를 초래한 ‘닉슨 독트린’의 재판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 요구대로 주한미군 철수가 가시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이종범 성우회 사무처장이 대독한 창립 축하메시지를 통해 “성우회의 변함없는 우국충정을 깊이 존경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군의 진정한 힘은 전쟁에 이기는 것 이상으로 전쟁을 억제하는 것에 있다. 국민 안전을 지키고, 국가를 보위하며,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모든 여정에 성우회 회원들이 항상 동행해 주시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손효주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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