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23일 특별열차로 평양출발 가능성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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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비핵화 협상]열차로 광저우 도착뒤 비행기 탑승
‘김일성 루트’ 이용 하노이行 무게… 귀국길 시진핑과 정상회담 할수도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 신의주와 맞닿아 있는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 지역이 통제된다는 것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특별열차로 중국을 거쳐서 이동할 것임을 강력히 시사하는 징후다. 김 위원장이 하노이를 가는 방법을 두고 각종 추측들이 많았지만, 적어도 시작 단계에선 열차로 중국을 거쳐서 가는 방향에 무게가 실린 셈이다.

김 위원장이 열차만을 이용해 하노이까지 간다면 최소 이틀 반이 걸린다. 외신에 나온 대로 김 위원장이 25일 베트남을 국빈 방문 일정으로 움직인다면 23일 이른 시간에 출발해야 한다. 여기엔 장시간 비행에 대한 안전 우려가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외교 소식통은 21일 “지난해 6월 1차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때처럼 중국으로부터 차이나에어 로고가 선명한 비행기를 다시 빌린다면 김 위원장의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할아버지인 김일성이 수상 시절이던 1958년 하노이를 방문할 때처럼 열차와 항공기를 함께 이용하는 ‘김일성 루트’를 이용할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린다. 김일성은 열차를 타고 베이징(北京)을 거쳐 광저우(廣州)에 도착한 뒤 중국이 제공한 비행기를 타고 하노이로 갔다. 김 위원장은 전용기인 참매 1호를 이용할 수도 있다.

김 위원장이 하노이 정상회담을 마친 뒤 귀국길에 개혁개방의 상징인 광저우 선전(深(수,천)) 경제특구 등 현장을 돌아볼 수도 있다. 이곳은 김 위원장의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6년 방문한 곳이다. 1992년 선전에서 개혁개방을 역설한 덩샤오핑의 남순강화(南巡講話)처럼 ‘김정은식 남순강화’의 치적을 만들 수도 있다.

광저우에서 열차로 갈아타고 베이징을 거치는 과정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5차 정상회담을 할 가능성도 크다. 중국식 개혁개방을 소개한다는 취지라면 시 주석이 광저우로 내려오고 이곳에서 북-중 정상회담을 할 수도 있다.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은 지난해 북-미 정상회담 뒤 7일 만에 만나 비핵화 문제에 대한 전략적 밀착을 과시했다.

베이징=윤완준 zeitung@donga.com·권오혁 특파원
#김정은#평양#북미비핵화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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