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협정 체결때까지 주한미군 필요”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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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브럼스 사령관 美상원 답변… 국방부 “주한미군, 평화협정과 무관”
태평양사령관 “北 핵포기 안할듯”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되기 전이지만 종전선언 가능성이 예고되면서 한미 양국 군 당국 간에 미묘한 혼선 기류가 드러났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은 12일(현지 시간)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주한미군 철수와 관련해 “한반도에서 평화협정이 체결될 때까지 주한미군이 주둔할 필요가 있다. 주한미군은 북한을 억제하고 동북아 안정을 확보하는 데 적절하다”고 답변했다. 한미동맹에 대해서는 “피로 형성된 철통같은 관계”라고 했고,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타결된 것을 두고 한국에 감사를 표시했다.

미묘한 기류는 한국 국방부가 공식 대응하면서 감지됐다. 국방부는 에이브럼스 사령관의 발언이 자칫 주한미군 주둔이 평화협정에 연계되는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국방부는 13일 공식 입장을 내고 “한미 양국은 한반도 및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위한 주한미군의 역할과 중요성에 대해 확고한 공감대를 가지고 있다”면서 “주한미군은 한미동맹 차원의 문제로 종전선언 및 평화협정 체결과 직접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조심스럽게 접근했지만 한국 국방부가 나서서 에이브럼스 사령관 발언을 부인한 모양새였다.

다만 이 문제가 잘못 확대되는 것을 경계한 듯 국방부 관계자는 “에이브럼스 사령관 발언을 부정한 게 아니다”라며 “주한미군 문제는 북한 변수에 좌우되는 게 아니라 오롯이 한미동맹이 결정할 문제라는 기존 한미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한미군이 한반도 방어뿐 아니라 미군의 인도태평양 군사전략을 구현하는 폭넓은 목적에서 주둔하는 측면이 있는 만큼 북한과 평화협정을 체결한다고 반드시 철수하는 건 아니라고 강조한 것이다.

미 상원 군사위에서는 정보위원회에 이어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부정적인 시각이 이어졌다. 필립 데이비드슨 미국 인도태평양사령관은 “북핵에 대한 우리 판단은 정보기관들과 같다”며 “북한이 핵무기와 생산 역량을 포기할 것으로 보지 않으며 미국과 국제사회의 양보를 대가로 부분적인 비핵화를 하려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남북한이 군사합의서를 통해 판문점과 군사분계선의 긴장을 낮춘 것을 평가하며 “외교적 노력이 북한으로 하여금 비핵화의 길을 가도록 하는 환경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군사제한구역 내 일부 조정이 북한 군사적 대응의 기본적인 변화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군사적 대비와 외교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주한미군사령부는 군사훈련의 형식과 실행을 조정하는 4가지 부문(규모, 범위, 양, 시기)을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손효주 기자
#북미 2차 정상회담#주한미군#평화협정#국방부#비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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