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 불공정한 이득 가로채” vs 中 “美, 통제 잃고 과한 조치” 깊어지는 미중 갈등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22일 06시 38분


美 법무부, 중국 정부 지시 받는 중국인 해커 2명 기소
“법 준수하는 기업과 국가 희생시켜 이득 가로채는 행위” 비판
中 환구시보 “미국 ‘주화입마’ 상태에 빠졌다”

미국 법무부가 중국 정부의 지시를 받는 중국인 해커 2명을 기소해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중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중국 언론은 “미국이 법률을 무기로 중국을 압박하려 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CNN,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0일(현지 시간) 미국 법무부는 중국 정부의 지시를 받아 미국을 비롯한 최소 12개 국가에서 안보기밀과 기업기밀, 지식재산권 정보를 빼돌린 혐의로 중국인 해커 주후아와 장시롱을 기소했다. 이들은 중국 정부가 운영하는 해킹단체 ‘APT 10’의 일원으로 활동하며 2006년부터 올해까지 미국과 브라질, 캐나다, 핀란드, 프랑스, 독일, 인도, 일본, 스웨덴, 스위스, 아랍에미리트(UAE), 영국 등 최소 12개국의 정부기관과 기업을 해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미 해군 10만여 명의 개인정보도 해킹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드 로젠스타인 미 법무부 부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조치는 (해킹을 당한) 12개국과 조율된 결과”라며 “이는 명백한 부정행위와 절도로, 세계 경제 시스템에 참여하는 대가로 법을 준수하는 기업과 국가들을 희생시켜 불공정한 이득을 가로채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법무부는 주후아, 장시롱과 함께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해커 7명도 공범으로 지목했다. 미 국토안보부는 피해가 우려되는 미국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관련 웹사이트를 신설할 방침이다.

이번 조치는 무역갈등을 겪고 있는 미·중 간 협상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 법무부의 발표 하루 만에 중국 언론은 “과도한 조치”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21일 중국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 자매지인 환추시보는 “미국이 ‘주화입마(走火入魔)’ 상태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주화입마’는 자신의 힘을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상태를 표현한 말로 미국이 힘을 이용해 과한 조치를 취했다고 비판한 것이다. 환추시보는 또 “중국은 미국이 거론한 두 명의 해커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며 “그들(해커)이 과연 미국의 중요 정보를 대상으로 그런 광범위한 해킹을 할 수 있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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