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구글 직원들이 동맹파업을 벌였다. 일부 임원의 직장 내 성추행과 이를 비호한 회사 측의 대응에 분노해 집단행동을 한 것이다.
CNN 보도 등에 따르면 구글 직원들의 동맹파업은 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마운틴뷰 본사를 비롯해 뉴욕, 런던, 싱가포르, 베를린, 취리히, 도쿄 등 전 세계 40여 개 지사에서 ‘구글의 진짜 변화’를 촉구하며 1시간 동안 진행됐다.
앞서 미국의 유력지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25일자 기사에서 안드로이드 창업자 앤디 루빈이 지난 2013년 불륜 상대였던 여직원에게 호텔방에서 구강성교를 강요했다는 보고서가 사실로 드러났으며, 그럼에도 구글이 루빈에게 명예롭게 퇴진하도록 길을 터주고 9000만 달러(약 1000억 원)에 달하는 퇴직 보상금을 지불했다고 폭로했다.
또한 사내 혼외 성관계가 드러났을 때 여성에게만 불리한 인사 조처를 했을 뿐 아니라, 취업 면접을 하러 온 여성을 성추행한 임원이 여전히 유력한 직위에 재직하고 있다고도 폭로했다. 구글 사규는 성추행을 해고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이 보도를 접한 구글 엔지니어와 다른 직원들은 동맹파업을 결의해 이날 실행했다. 파업 참가 구글 직원들은 각 지사가 있는 나라의 현지시간 기준 오전 11시 10분 회사 로비나 정문 앞으로 걸어 나와 \'모든 직장 구성원을 위해 평등하게 작동하지 않는 작업장 문화\'에 대해 성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마운틴뷰 본사에는 파업 참가자들이 기업의 모토인 \'악해지지 말라(Don\'t be evil)\', \'성폭행 문화를 끝내자\', \' 모두를 위한 평등\', \'헤이 구글, WTF( 욕설)\' 등이 쓰인 피켓을 들었다.
시위 참가자들은 "구글의 전체 직원 가운데 여성은 31%에 불과힌 반면, 임원은 4분의3이 남성"이라며 "남성 위주의 조직 문화 때문에 성차별 의식이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 파업 참가자는 "구글이 그동안 다양성, 포용, 평등을 추구하고 성추행을 근절하겠다고 한 약속은 너무 멀고 미약한 것이었다"면서 "우리는 투명성, 책임, 그리고 구조의 변화를 원한다"고 외쳤다.
파업 주최 측은 직장 성추행 사건을 조사하면서 훨씬 더 강력한 투명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성추행·성차별 사건을 처리하면서 근로자들에게 \'강요된 합의\'를 요구하는 관행을 끊기 위해 이사회에 근로자 대표를 포함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NYT 보도와 관련해 "구글은 성희롱 문제를 엄격히 다뤄왔고 거액의 보상금을 지불한 적이 없다"거 해명했으나 그 파장은 가라안지 않고 있다.
피차이에 따르면 구글이 최근 2년간 48명을 성희롱과 관련해 해고했고, 이 가운데 13명이 간부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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