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C, 인종차별 논란 女앵커 해고 뒤 유색 인종 3명에 진행 맡겨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30일 11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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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핼러윈 흑인 분장’ 발언 논란으로 하차한 NBC 메긴 켈리의 빈 자리,
흑인 남성 2명-중동계 여성 1명 등 유색 인종의 진행자들이 차지
켈리는 NBC 퇴직 관련 협상 진행 중

‘Blackface(흑인분장)’ 발언으로 인한 인종차별 논란으로 여성 앵커 메긴 켈리가 NBC 아침 프로그램 ‘메긴 켈리 투데이’에서 하차한 뒤 그 자리를 다인종 진행자들이 맡게 됐다.

29일(현지시간) 새로 선보인 진행자는 남성 흑인 2명, 중동계 여성 1명이었다. 남성 진행자로는 알 루커와 크레이그 멜빈이 등장했고, 여성 진행자는 호다 코브가 맡았다.

미 언론들은 “켈리가 떠나간 자리에 풀 컬러(full color) 캐스트가 등장했다”며 “이들이 켈리가 남겨준 상처를 지울 수 있을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코브는 프로그램 서두에서 “시청자 여러분들도 알다시피 ‘투데이’의 새로운 시대가 시작됐다며”면서 켈리의 인종차별 논란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미국 TV에서는 저녁 종합뉴스보다 아침 시간에 방송되는 시사뉴스 프로그램의 경쟁이 더 치열하다. 그렇기 때문에 3대 지상파 방송은 무려 4시간에 걸쳐 최고 인기 앵커들을 내세워 아침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CBS는 ‘디스 모닝(This Morning)’ ABC는 ‘굿모닝 아메리카(Good Morning America)’, NBC는 ‘투데이(Today)’ 타이틀을 걸고 4시간씩 진행한다. 아침 프로그램은 시청률 등락이 심한데 요즘은 NBC가 1년 넘게 1위를 차지하고 있다. NBC로서는 빨리 다른 진행자를 투입해 켈리의 논란을 빨리 잠재워 1위를 사수하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그동안 켈리는 ‘투데이’의 서드 아워, 즉 3번째 시간대인 오전 9~10시(동부시간) 프로그램을 본인 이름을 내세워 단독으로 진행해 왔다. 켈리는 초대손님과 시사 이슈를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해 왔는데 대다수 초대손님이 백인이어서 논란이 됐다. 문제가 됐던 ‘Blackface’ 발언 때도 초대손님 패널은 모두 백인이었다.

켈리 해고 뒤 프로그램은 더 이상 ‘메긴 켈리 투데이’라는 타이틀을 쓰지 않고 그냥 ‘투데이’로 진행된다. 새로 등장한 진행자 3명은 모두 베테랑 기자 출신이다. 이집트계인 코브는 그동안 연예뉴스를 주로 다루는 ‘투데이’ 마지막 시간대(오전 10~11시)를 진행해 왔는데 이번에 자리를 바꿨다. 멜빈은 현장 기자 출신이고, 알 루커는 기상예보 담당 기자 출신으로 ‘투데이’를 오랫동안 진행해 인기가 높다.

한편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켈리는 NBC를 떠날 예정으로 요즘 경영진과 이직 협상을 벌이고 있다.

정미경 전문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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