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쓰레기 가득, 도시 전체가 하수구 됐다” …관광명소 ‘로마’에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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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0월 29일 13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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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로 나온 로마 시민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거리로 나온 로마 시민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탈리아의 수도 로마는 화려한 로마제국을 상징하는 관광명소다. 하지만 이 유서깊은 도시 거주민들은 자부심 대신 불만이 날로 쌓여가고 있다.거리에는 쓰레기가 쌓여 악취가 코를 찌르고, 도로는 곳곳에 포트홀이 생겨 운전자를 긴장시키고, 대중교통 체계는 엉망이 됐으며 치안부재로 10대 소녀가 성폭행 당한후 살해되는 등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기 때문.

급기야 "이렇게는 못 살겠다"며 시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왔다.

28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수천 명의 로마 시민은 27일 로마 중심가에 모여 퇴보하는 주거 여건 개선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에 참여한 인원은 8000명에 달한다.

이들은 "쓰레기 수거 문제, 열악한 대중교통 등 로마의 고질적인 문제점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겠다고 단언한 라지 시장이 공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거리에 나왔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그의 취임 후 로마의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 이 도시는 규칙이 없고 사회적 통합이 이뤄지지 않는 혼란스러운 도시가 됐다"고 덧붙였다. 신생 정당 '오성운동' 소속의 라지 시장은 2016년 6월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기성 정치권에 대한 시민들의 염증에 편승해 당선된 로마 역사상 최초의 여성 시장이다.

실제로 최근 로마는 거리 곳곳에는 쓰레기가 방치돼 있고 치안이 허술해 마약 거래와 성폭행 등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파산 위기에 처한 현지 쓰레기 수거 공기업인 AMA 노조의 파업이 빈발해 곳곳에서 쓰레기가 넘쳐나 악취가 도시를 덮쳤다.

교통 인프라 또한 열악하기 짝이 없다. 올해에만 20여 대의 버스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화재의 원인이 정비 불량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시내 한복판의 지하철역 에스컬레이터가 오작동해 2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불안한 치안이 시민들의 불안감을 야기하고 있다. 16세 소녀가 시내 중심가의 버려진 건물에서 약물에 중독된 상태로 집단 성폭행을 당한 후 살해된 것.

시위에 참여한 살바도르 골리노 씨는 "로마는 쥐, 쓰레기로 가득 찬 개방 하수(open sewer)가 됐다"고 토로하며 "우리는 더이상 쓰레기더미에서 살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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