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아베, 조건없이 평화조약 체결하자는 내 제안 거절”

  • 뉴시스
  • 입력 2018년 10월 19일 10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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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일본과 영유권 분쟁 중인 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와 관련해 연내 전제조건 없이 평화조약을 체결하겠다는 자신의 제안에 대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수용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고 밝혔다.

19일 NHK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남부 소치에서 열린 발다이 클럽 국제회의에 참석해 이같이 말하며, 아베 총리는 영토 문제에 대해 원칙적인 결정을 한 뒤 평화조약을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고 전했다. 이러한 아베 총리의 답변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그래도 좋다”고 말했다고도 덧붙였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쿠릴열도 문제와 관련해 “이미 70년이나 답보했다”며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며 불만을 내비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아베 총리에게 일러 양국이 전제조건 없이 평화조약을 체결하는 문제에 대해 계속 논의하자고 제안했다고도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9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 전체회의 연설 도중 일본에 올해 말까지 ‘전제 조건 없이’ 일러 평화조약을 맺자고 돌연 제안했다. 영토문제 해결에 앞서 먼저 일러 평화조약을 체결하고 이후 관련 협상을 계속하자는 것이다. 당시 회의에는 아베 총리도 참석했다.

일본은 1905년 러일전쟁에서 승리하면서 시코탄(色丹), 하보마이(?舞), 에토로후(?捉), 구나시리(?後) 등 북방영토 4개섬에 대한 영유권을 확보했다. 하지만 패전하면서 당시 소련이 이 섬들을 자국 영토로 선언, 지금까지 실효지배해 왔다.

일본과 러시아는 1956년 일소공동선언을 계기로 관계를 정상화했다. 이 선언에는 “평화조약을 체결한 뒤 북방영토 4개 섬중 시코탄, 하보마이를 일본에 인도한다”는 내용이 명기돼 있다. 그동안 푸틴 대통령은 이같은 내용의 일소공동선언이 일러간 영토문제 해결의 베이스라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즉 4개 섬 모두 반환하라는 일본의 요구는 절대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일본 정부 내에서는 한때 일소공동선언에 명기된 두 섬의 반환을 먼저 추진한 뒤 나머지 두 섬은 평화조약 체결후 계속 협의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이 갑자기 일본에 돌발 제안을 한 것이다.

일본과 러시아는 오는 11월 중순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동아시아정상회의(EAS) 기간에 현지에서 양국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했으며 이후 오는 11월30일부터 이틀 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도 또 한번 정상회담을 하기로 하고 조정에 들어갔다.

【도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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