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스파이 암살시도’ 독극물에 英 남녀도 당해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6일 03시 00분


혼수상태로 발견… 정부 긴급회의

최근 영국에서 혼수상태로 발견돼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40대 남녀가 신경작용제 ‘노비초크(Novichok)’에 노출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노비초크는 3월 러시아 군정보부 출신의 이중스파이였던 세르게이 스크리팔(66)과 그의 딸을 노렸던 암살 미수 사건에 쓰인 물질이다.

영국 경찰은 4일 “(40대 남녀) 두 사람이 노비초크에 노출됐다는 사실을 영국 국방과학기술연구소(DSTL)가 확인했다”고 밝혔다. 닐 바수 대테러대책본부장은 “두 사람이 의도적인 공격의 표적이었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면서도 “스크리팔 부녀 암살 미수 사건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윌트셔주 에임즈베리의 한 건물에서 혼수상태로 발견된 40대 남녀는 영국 국적의 찰리 롤리(45)와 던 스터지스(44·여)다. 이들이 발견된 장소는 스크리팔 부녀 암살 미수 사건이 발생했던 영국 남부 소도시 솔즈베리에서 15km 정도 떨어져 있다. 가족과 친구들에 따르면 두 사람은 쓰러지기 전날인 지난달 29일 당일치기 일정으로 솔즈베리를 다녀왔다.

노비초크에 노출된 두 사람은 보안이나 정보 관련 기관에서 근무한 경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스크리팔 암살 미수 사건 때 사용됐던 노비초크가 모두 제거되지 않은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영국 정부는 긴급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3개월 전 스크리팔 사건 당시 영국은 러시아를 사건의 배후로 지목하고 러시아 외교관들을 자국에서 추방한 바 있다.

카이로=서동일 특파원 dong@donga.com
#러시아#스파이 암살시도#독극물#영국 남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