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제국가 중국, 김정은 방문 침묵… 포털-SNS 관련글 검색도 차단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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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방중]질문받은 中외교부 “아는바 없다”
교통통제 불만 글도 모두 삭제

중국은 이번에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방중 사실조차 밝히지 않는 폐쇄적 태도를 보였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7일 정례 브리핑에서 김정은 방중설에 대한 질문에 “아는 바가 없으며, 만약 말할 게 있으면 적절한 때 발표하겠다”고만 답했다. 북한 노동당과의 외교를 담당하는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역시 침묵으로 일관했다. 중국 관영 매체들도 김 위원장의 방중에 대해 단 한 줄도 보도하지 않았다. 중국이 전면적인 언론 통제에 나섰기 때문인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대해 중국 내부에서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출범 이후 북한과도 정상적인 국가 관계라는 점을 강조했고, 시 주석이 주창한 신(新)시대 특색 사회주의 외교를 통해 개방성을 천명해 왔는데, 그런 기존 입장과 전면적 언론 통제가 상치된다”는 지적이 많다.

중국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인터넷 게시글까지 검열 통제하면서 ‘김정은 방중설’ 관련 글을 삭제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는 26일 오후 4, 5시까지만 해도 북한의 중국어인 ‘차오셴(朝鮮)’을 검색할 수 있었고, 검색 결과에 김정은이 타고 온 1호 열차 사진 등이 떴다. 그러나 이날 저녁 무렵부터 이런 내용들이 모두 삭제됐고, ‘차오셴’으로 검색하면 “검색 결과가 없다”는 안내문이 떴다. 김정은, 김여정, 북한 등 관련 단어 검색이 아예 가로막혔고 이번 방중과 관련해 누리꾼들이 올린 사진이나 동영상, 글들도 곧바로 삭제됐다. 27일 북한 최고위급 인사가 베이징 곳곳을 방문하면서 통제가 더 심해졌고 누리꾼들이 올린 불만이나 관련 소식, 사진, 동영상도 게재 몇 시간 만에 전부 삭제됐다.

포털사이트 바이두(百度)에서는 김정은을 비하한 표현인 ‘진싼팡(金三반)’이 검색되지 않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누리꾼들은 검열을 피하기 위해 ‘3대 뚱보(진싼팡)’란 단어 대신에 “뚱보 뚱보 뚱보가 왔다” “뚱보 뚱보 뚱보 베이징”이란 글을 올렸는데 이런 표현 역시 당국에 의해 삭제됐다. 심지어 “그가 진짜 왔다”는 모호한 문구조차도 웨이보에서 검색되지 않도록 차단됐다. 당국에서 온·오프라인의 모든 상황과 정보를 통제한 결과 베이징 시민 대부분은 김정은의 방중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다.

한편 김정은의 성씨이자 황금을 뜻하는 한자 금(金)이 들어간 기업의 주식이 반짝 상승하기도 했다고 AFP는 전했다. 상하이 주식시장에서 창바이산(長白山·백두산의 중국 명칭)여행사의 주가는 이날 10% 치솟았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위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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