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집에 볼일 좀 보고 올게요”…日 기업들 ‘1시간’ 단위 휴가제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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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3월 15일 15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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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션 김수진 기자 soojin@donga.com)
(일러스트레이션 김수진 기자 soojin@donga.com)
직장을 다니다 보면 어린 자녀의 유치원 등원이나 담임선생과의 면담, 병원진료 등 급한 가정사로 1~2시간이 필요해 반일(半日) 또는 하루 전체 휴가를 쓰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를 감안해 사원들이 휴가를 1시간 단위로 쪼개 쓸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하는 회사가 일본에서 늘고 있다. 최소 반일 단위로 신청하던 휴가의 개념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4일 일본 기업들이 육아와 가정사에 보다 유연하게 휴가를 사용할 수 있도록 1시간 단위 휴가를 허용하는 제도를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파나소닉과 미쓰비시전기 등의 노조는 올해 상반기 노사 교섭에서 이 같은 내용을 사측에 건의했고, 회사측도 이를 긍정적으로 적극 검토하고 있다. 노사는 현재 시행 시기와 신청 방식 등 구체적인 사항을 논의 중이다.

통신회사 NEC 노사도 일과 가정의 양립을 지원하기 위해 시간제 특별휴가제를 검토하고 있으며, 의료과학 정밀기기 업체 시마쓰제작소는 이미 지난 해 12월부터 전 직원이 유급 휴가의 5분의 1을 시간 단위로 쪼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재택 근무를 희망하는 직원을 모집해 육아 등의 신청사유가 인정되면 월 40시간 이내에 집에서 일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전자기기 제조업체 히타치는 퇴근 시간 부터 다음날 출근까지 최저 11시간은 휴식 시간으로 강제 하는 제도를 오는 10월부터 도입한다. 즉 늦게 퇴근하면 그만큼 늦게 출근하도록 강제하는 것이다.

일본 기업의 이 같은 움직임은 정부가 지난해 부터 추진하고 있는 ‘일하는 방식 개혁’에 따른 것이다. 일본 역시 저출산 풍조가 사회의 가장 큰 문제로 지목되면서, 일과 육아를 양립할 수 있는 노동 환경을 만들기 위해 정부와 기업이 노력하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 조사에 따르면, 2016년 일본 직장인의 연차 소진율은 49.4%다. 일본정부는 이를 2020년까지 70%로 끌어 올리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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