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 날개’ 美 구인난에 재소자까지 고용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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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률 4.1%로 일손 부족 비상
수형중 교도소-공장 오가며 작업… 출소 후엔 정식 직원으로 출근

미국 위스콘신주 데인카운티 스토턴에 사는 조던 포세스 씨(28)는 지난해 11월까지는 강도와 불법 무기 소지죄로 복역 중인 재소자였다. 다른 재소자 12명과 교도관이 탑승한 교도소 버스를 타고 스토턴 트레일러 공장을 오가며 직업훈련 프로그램에 참가하던 그는 26개월 형을 마치기도 전에 정식 직원으로 채용이 결정됐다. ‘출소 예정자’ 신분으로 취업에 성공한 것이다. 포세스 씨는 교도소 직업훈련 프로그램에 참가해 번 돈으로 출소 후 승용차까지 장만했다. 그는 “재기의 기회를 갖게 됐다”고 기뻐했다.

포세스 씨가 살고 있는 위스콘신주 데인카운티의 실업률은 지난해 11월 현재 2%. 미국 평균(4.1%)보다 낮다. 그의 일터인 스토턴 트레일러도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임금을 올려주고, 신입 직원을 소개하면 보너스를 주는 인센티브까지 마련했지만 12개의 빈 일자리를 아직 채우지 못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3일(현지 시간) “인력난 덕분에 전과조차도 취업의 장애물이 거의 안 된다”며 이같이 전했다. 보스턴의 소프트웨어 회사인 버닝글래스가 온라인 채용 공고를 분석한 결과 전과 조회 요구사항을 포함한 채용 공고가 2014년 전체의 8.9%에서 최근 7.9%로 감소했다.


일부 기업들은 아예 재소자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활용해 부족한 일손을 채우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예전에 재소자를 저임금을 주고 착취한다는 비난을 받았지만, 요즘엔 일반인과 같은 급여를 지급한다. 포세스 씨도 시간당 14달러를 받고 교도소와 공장을 오가며 일했다.

취업에 어려움을 겪던 장애인이나 고졸 미만의 저학력자, 무경력자의 일자리도 늘고 있다. 버닝글래스의 조사에서도 경력이 없는 사람을 뽑는 채용 공고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실업률은 6.8%로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인력채용회사 아데코 에이미 글레이저 수석부사장은 “2년 전엔 물류창고 직원으로 일하려면 고교 졸업장과 물품 이력을 추적하는 스캐너 사용 경력이 필요했지만 현재는 그런 걸 요구하지 않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미국#구인난#재소자#실업률#일손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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