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탈루냐 조기총선 이틀 앞두고 다시 혼돈속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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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찬반 정당 지지율 박빙… 어느 쪽도 과반 의석 못 얻을듯
스페인 정부, 사태 수습에 먹구름

스페인으로부터 독립을 추진하면서 몸살을 앓았던 카탈루냐가 21일 조기 총선을 이틀 앞둔 가운데 독립 찬반 정당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다.

스페인 일간 엘파이스가 여론조사기관 메트로스코피아를 통해 실시한 15일 마지막 조사에서 독립 지지 정당 3곳이 전체 135석 중 63석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친독립 정당이 반독립 정당보다는 3석 더 많지만 과반 의석(68석)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측됐다. 2015년 총선 때 친독립 정당이 얻었던 72석보다 적은 수치다. 다른 언론의 여론조사(스페인 언론 ‘라 라손’)에서도 친독립 정당이 66석, 반독립 정당이 60석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막판까지도 독립 찬반 진영 어느 쪽도 과반 의석에 미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조기 총선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만약 친독립 3개 정당이 승리할 경우 카탈루냐는 다시 독립의 혼돈 속으로 빨려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공화좌파당(ERC)의 마르타 로비라 사무총장은 16일 바르셀로나 연설에서 “이번 선거는 엘리트 중심의 스페인에 굴복하느냐, 새로운 공화국을 만들어내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느냐의 선택”이라며 민족 감정을 자극했다. 반면 반독립 정당들은 갈라진 사회를 통합하고 망가진 경제를 수습하기 위해선 자신들이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시우다다노스의 이네스 아리마다스 대표는 17일 바르셀로나의 군중 5000여 명 앞에서 “이번 선거를 통해 독립을 추진하는 스위치를 꺼버릴 것”이라며 “당신들이 한 투표에 후회하지 않을 것이며, 손주들에게 자랑스럽게 그 사실을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외쳤다.

친독립 정당들이 압도적으로 승리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카탈루냐 자치정부와 중앙정부가 새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카탈루냐는 치안, 교육, 문화 각 분야에서 영국 스코틀랜드나 벨기에 왈롱보다 이미 많은 자치권을 확보하고 있는 데다, 카탈루냐가 원하는 예산권을 중앙정부가 내주기가 어려워 협상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스페인#독립#카탈루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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