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레인지 뒤집어 썼다 죽을뻔한 유튜버 “유명해지고 싶어서”

  • 동아닷컴
  • 입력 2017년 12월 11일 17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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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잉글랜드 웨스트 미들랜드에 살고 있는 남성 티미 스윙글러는 구독자 310만 명을 보유한 인기 유튜버다. 그는 최근 눈에 확 띌 만한 콘텐츠를 고민하다가 시멘트를 부은 전자레인지를 머리에 뒤집어 쓴 뒤 이를 영상으로 찍어보기로 했다.

무모한 도전은 화를 불렀다. 숨을 쉬지 못 해 죽을 위기에 처한 그를 구하기 위해 구조대원가 달려왔고, 이 과정 역시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다.

목숨을 건진 티미는 말했다. “민폐를 끼친 데 대한 사과요? 안 할 겁니다. 전 유명해지고 싶었을 뿐인 걸요!” 이 영상은 얼마 안 돼 조회수 300만 건을 달성하는 데에 성공했다.

영국 미러 등 현지 매체는 최근 티미가 자신의 채널에 올린 영상을 소개하며 그의 행동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 유튜브에 자신이 제작한 콘텐츠를 올리는 ‘유튜버’는 어느새 꽤 많은 이들이 꿈꾸는 ‘직업’이 됐다. 자신의 얼굴을 알려 많은 구독자를 모으는 데 성공하면 인터넷에서 연예인 못잖은 관심을 받을 수 있는데다 제법 쏠쏠한 광고 수익까지 올릴 수 있기 때문. 세계 각국 유튜버들의 구독자를 모으려는 노력이 나날이 더해가고 있는 가운데, 한편에서는 이들간 경쟁이 과열되며 자극적인 콘텐츠 위주로 쏟아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티미의 영상은 올라온 지 3일 만에 조회수 300만 건을 달성했으며, ‘좋아요’ 16만 건을 받는 등 큰 관심을 모았지만 비난도 만만치 않았다. 티미가 자신의 목숨을 위협하는 행동을 했음은 물론이고, 구조대원들의 소중한 시간을 낭비해 다른 위험한 사고에 처한 이들을 구하지 못하게 방해했다는 것이다.

티미는 해당 사고 이후 공개한 첫 영상에서 이렇게 말했다. “내가 한 행동에 대해 딱히 옹호할 생각이 없어요. 아주 놀라운 시도였다고 생각해요. 그냥 재밌는 장난이었을 뿐이고요. 전자레인지를 내 머리에 씌웠죠. ‘한 남자가 가게에서 장난감을 훔쳐서 벌금을 물었다’는 기사랑 비교하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영상을 기억하겠어요? 아마 당신이 인터넷에서 읽는 다른 글보다 이 영상이 훨씬 재밌었을 겁니다. 진짜 괴상하잖아요?” 그는 그러면서 최근 자신에게 쏟아지는 관심이 행복하다며, 자신을 살려준 구조대원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그러나 티미를 살렸던 구조대원들에게 이 영상은 썩 재밌지 않았던 모양이다.

웨스트 미들랜드 구조대 구조대원들은 공식 소셜미디어를 통해 “심각하게 재미없었다”며 눈살을 찌푸렸다. 한 관계자는 티미가 정말 치명적인 상황에 처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 티미는 내부에 시멘트를 부은 전자레인지에 비닐봉지를 뒤집어 쓴 머리를 넣었다. 당시 촬영을 도와주던 친구들이 구급차를 부르기 전까지 1시간 반이나 이 상태로 있어야 했다. 구조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해보니 전자레인지 내부 산소 고갈로 티미는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상태였다. 구조대원들은 재빨리 전자레인지 안에 산소 공급 튜브를 넣고 전자레인지를 분해했다.

한편 구조대 측은 이 사건으로 구조비용 650파운드(약 94만 원)가 들었지만, 실제 그의 목숨이 위험한 상황이었기에 청구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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