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트럼프 마음 사기… ‘황제골프’ 대접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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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방일 첫날 라운딩 등 극진… ‘도널드&신조’ 새긴 동맹모자 선물
그린 걸으며 북핵 등 대화 나눈듯

취임 후 첫 아시아 순방 길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 첫 방문국인 일본에 도착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대북 대응과 무역 문제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두 정상이 통산 다섯 번째 만남, 두 번째 골프 회동을 통해 친밀감을 과시하면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동아시아 정책에 일본의 영향력이 과도하게 커지고 북핵 문제 등에서 한국의 외교적 공간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아베 총리는 이날 오전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을 사이타마(埼玉)현 가스미가세키(霞が關)골프장으로 초대해 9홀 라운드를 가졌다. 클럽하우스에서 통역만을 동석시킨 뒤 미국산 쇠고기 햄버거로 점심식사를 마친 두 정상은 오후 1시경부터 일본 최고의 프로 골퍼인 마쓰야마 히데키(松山英樹) 선수와 라운드를 했다. 여성을 정회원으로 받아들이지 않아 남녀 차별 논란을 일으켰던 곳인 데다 세계 랭킹 4위 선수를 동원했다는 점에서 남성 위주의 황제 골프라는 비난이 일본에서도 나오고 있다.


아베 총리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구호를 본떠 ‘도널드 & 신조: 동맹을 더욱 위대하게(Donald and Shinzo: Make Alliance Even Greater)’라고 적힌 흰색 모자를 선물하고 함께 서명하는 이벤트를 가지는 등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사기 위해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경기 도중 두 정상은 함께 그린을 걸어가며 대화를 나눠 미일 관계는 물론이고 다음 순방지인 한국 중국 등과 관련한 의제도 사전에 논의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정상은 6일 정상회담 이후 아베 정권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내세운 ‘자유롭고 열린 인도 태평양 전략’을 공동 외교전략으로 표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전략이 일본이 가리키는 방향대로 나아가게 되는 셈이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미국과 일본의 친밀도가 높아지면 두 나라가 주도하는 중국 견제 목적의 전략이 강화될 수 있다”며 “이 경우 중국과도 잘 지내야 하는 한국으로서는 외교적 셈법이 복잡해질 수 있고, 미중 사이의 균형외교에 대한 부담도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베 총리는 정상회담에서 일본의 방위력 증강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얻어내는 한편 가급적 경제 분야로 화제가 옮아가지 않도록 한다는 전략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 이세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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