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본관에서 열린 ‘제16회 한일 밀레니엄 포럼’에서 고려대 연세대, 일본 와세다대 게이오대 등 한일 4개
대학 총장들이 ‘지식기반 사회에서 기업가 정신의 양성’을 주제로 의견을 나누고 있다. 김용학 연세대 총장(왼쪽), 하세야마 아키라
게이오대 총장(왼쪽에서 두 번째), 가마타 가오루 일본 와세다대 총장(오른쪽), 염재호 고려대 총장(오른쪽에서 두 번째).
안철민 기자 acm@donga.com
한국의 고려대와 연세대, 일본의 게이오대와 와세다대가 공동 강의를 추진한다. 각 대학 재학생들이 다른 3개 대학에서 강의를 수강하고 학점도 인정받는 방식이다.
염재호 고려대 총장은 1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본관에서 열린 ‘제16회 한일 밀레니엄 포럼’ 4개 대학 총장토론에서 공동 강의 개설을 제안하며 “올해 안에 두 나라 학생 일부를 선발해 특강 교류에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한일 밀레니엄 포럼은 2002년 와세다대에서 처음 시작했다. 새 천년을 맞아 두 나라를 대표하는 4개 사립대가 각 분야의 공통과제 해결을 위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미래 비전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4개 대학이 번갈아가며 매년 개최한다.
이날 포럼에는 염 총장을 비롯해 김용학 연세대 총장, 가마타 가오루(鎌田薰) 와세다대 총장, 하세야마 아키라(長谷山彰) 게이오대 총장이 참석했다. 염 총장은 공동 강의 후 ‘공동캠퍼스’의 실현 가능성도 언급했다. 두 나라, 4개 학교라는 공간의 한계를 넘어 공통의 가치를 추구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4개 대학은 특강 교류 등의 계획에 대한 실무 검토를 시작할 계획이다.
올해 총장토론 주제는 ‘지식기반사회에서 기업가 정신의 양성’.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학생들의 기업가 정신을 통해 새로운 경제동력을 찾겠다는 취지다. 김 총장은 ‘실패 경험’의 교육을 주장했다. 그는 “실패하면 낙인찍히는 현재 상황이 학생들을 대기업이나 공무원 시험장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실패도 산 교육이기에 학생들에게 대학에서 많은 실패를 경험해 보라고 조언한다”고 말했다. 가마타 총장은 “스스로 도전하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을 (대학에) 만들어야 기업가 정신도 생긴다”고 말했다. 하세야마 총장은 지식사회를 맞아 ‘이(異)문화에 대한 이해’ ‘통찰력’ 등을 기르는 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4명의 총장은 지식사회를 맞아 대학이 획기적으로 변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으면서 실용과 기초학문의 조화도 강조했다. 김 총장은 “기업가 정신 확산을 위해 교내 도서관 중앙에 ‘창업놀이터’를 조성하는 등 문화운동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염 총장도 “기업 연계 학위 교육과정, 창업 아이디어 창출 공간 등을 조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마타 총장은 “충분한 지식을 익히고 준비한 사람만이 토론 같은 주도적 학습에서도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세야마 총장은 “인문학 없는 공학은 유해하다”는 옛 게이오대 학자들의 말을 언급하며 기초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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