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위협하던 IS, 칼리프국가 선포 3년 만에 무너져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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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수도 락까 국제동맹군에 함락

쿠르드·아랍연합 시리아민주군(SDF)은 지난 주말 이슬람국가(IS) 조직원 275명과 그 가족이 락까에서 항복해 철수한 이후 IS의 최후 보루였던 락까 국립병원과 종합운동장에 대한 총공세를 펼쳤다. SDF는 16일 IS의 마지막 보루로 꼽히는 락까 국립병원을 해방하고 IS 외국인 대원 22명을 사살했다. 그러나 300여 명의 IS 대원은 항복을 거부한 채 락까 종합운동장 지하에서 최후의 항전을 하고 있었다. IS의 악명 높은 감옥으로 사용됐던 운동장 등에는 마지막 교전 이후인 17일 쿠르드 인민수비대의 깃발이 내걸렸다.

SDF는 외국 출신 IS 대원들에 대해서는 협상 항복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혔고 15일까지 300명 정도의 IS 요원이 락까 도심의 한 블록에 은신하며 저항했다. SDF는 하루 뒤인 16일 IS의 복면 대원들이 사람들을 잔인하게 처형, 참수하던 락까 광장을 접수한 데 이어 17일 새벽 IS 사령부로 쓰이던 국립병원을 장악하는 것으로 군사작전을 사실상 끝냈다.

국제동맹군 대변인인 라이언 딜런 미군 대령은 “SDF가 지난 몇 시간 동안 무력을 쏟아부었다”며 “우리는 IS 잔여세력이 향후 며칠간은 더 남아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SDF의 지휘관 탈랄 셀로 준장은 “락까에서 군사작전을 끝냈지만 비활동 조직원을 색출하고 있다”며 “지뢰 제거작업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SDF는 곧 공식적인 해방 선언을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SDF는 올해 6월 초부터 미군의 공중 지원을 받아 락까에 진입한 뒤 물샐틈없는 포위전을 펼쳤다. 미군 주도의 국제동맹군은 IS를 상대로 4000회에 육박하는 공습을 가했다. 약 4개월간의 락까 탈환전에서 30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에 따르면 락까 탈환전이 시작된 이래 1130명의 민간인 주민을 포함해 총 3250명이 숨지고 수백 명이 실종됐다. 이 과정에서 락까는 90% 가까이 파괴됐다.

앞서 이라크 정부군은 6월 29일 IS의 또 다른 주요 거점 도시인 모술을 탈환했으며 이후 IS는 중동지역에서 급속히 쇠퇴했다. 최근에는 이라크 북부의 하위자까지 정부군에 빼앗기면서 IS는 시리아 동부의 유프라테스 계곡과 사막 지대로 쫓기는 신세가 됐다. 현재 남아있는 IS 거점은 시리아 동부의 데이르에즈조르 유전지대가 거의 유일하다. 이마저도 국제동맹군의 군사작전이 본격화될 경우 얼마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락까 함락 이후에도 IS의 실체가 사라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IS가 반군 성격을 가진 수니파 이슬람 과격단체이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시리아에서 반군에 흡수돼 끈질긴 저항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한 모술 탈환 이후의 이라크처럼 내부 분열이 격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서정민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탈환은 쉬웠을지 모르지만 향후 통치와 처우 문제는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며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시리아 정부군과 미국이 지원한 SDF, 특히 쿠르드 인민수비대 간의 갈등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카이로=박민우 특파원 minwoo@donga.com / 김수연·위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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