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샤오보 사망, “비행기서 죽어도 자유로운 나라 가고싶다”던 소망 못이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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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7월 14일 10시 53분


SCMP 갈무리
SCMP 갈무리
“비행기에서 죽더라도 자유로운 나라로 떠나고 싶다”던 중국의 인권운동가 류샤오보(劉曉波)가 끝내 중국에서 사망했다. 향년 61세.

랴오닝성 선양 사법국과 중국의대 부속병원은 13일 성명을 통해 “류샤오보가 다발성 장기기능 상실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국가전복 혐의로 징역 11년을 선고받고 랴오닝성 진저우 교도소에서 8년째 수감 중이던 류샤오보는 지난 5월 간암 말기 판정을 받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아왔다.

병상에서 사경을 헤매던 그는 생을 마감하기 전 중국을 떠나기를 원했다. 류사오보의 지인은 언론에 “류샤오보가 죽어도 자유로운 나라에서 죽고 싶어한다”고 전하며 “해외에서 치료를 받기를 원했던 것은 자신의 치료보다는 부인이 자유로운 나라에서 살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미국과 영국 독일 정부 등은 류샤오보가 해외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중국 당국에 요청했으나 중국측은 “류샤오보의 건강상태가 해외 이동을 할 수준이 아니라”며 거절했다.

중국 외교부는 “어느 누구라도 국내법에 따라야 한다”며 “해외의 이같은 요구는 내정간섭”이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특히 독일과 미국 의사들이 류샤오보의 해외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뜻을 밝힌 것처럼 중국 당국이 왜곡한 사실도 들어나 논란이 일기도 했다.

류사오보는 결국 부인에게 “잘 살라”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13일 오후 5시 35분 숨을 거뒀다.

중국의 대표적인 반(反)체제 인사인 류샤오보는 2008년 ‘세계인권의 날’에 ‘08헌장’을 발표해 중국 당국에 광범위한 민주개혁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이듬해 국가전복선동죄를 적용받아 징역 11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2010년 옥중에서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이래 타국에 귀화하거나 망명하지 않고 중국 국적으로 노벨상을 수상한 첫 번째 중국인이며, 독일의 카를 폰 오시에츠키와 버마의 아웅 산 수지에 이어 구금 중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세 번째 인물이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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