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급여’ 고이케 도쿄 도지사, 또 ‘파격 공약’ 승부수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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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관용차 폐지… 정무활동비로 밥값 금지”
7월 도쿄 도의회 선거 압승 겨냥

“선거 후 100일 안에 의원 관용차를 폐지하고, 정무활동비를 식당에서 못 쓰게 하겠다.”

최근 일본 정계의 ‘태풍의 눈’으로 등장한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65·사진) 도쿄 도지사가 7월 도쿄 도의회 선거를 겨냥한 파격적인 공약들을 3일 공개했다. 그가 이끄는 ‘도민 퍼스트회’는 전체 127석 중 과반인 64석 이상을 차지하는 ‘압승’을 노리고 있다.

고이케 지사는 이날 도민 퍼스트회 연수회에서 지난 25년 동안 의원 제안으로 만들어진 조례가 1건에 불과하다며 “의원들이 조례 제안을 더 해야 한다”고 일침을 놨다. 이 단체는 “의원들 스스로 뼈를 깎는 개혁을 관철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도쿄도가 보유한 의원용 관용차는 모두 23대. 의장과 부의장은 한화로 1억 원이 넘는 고급 렉서스를 전용차로 이용하고 있다. 또 의원들은 급여와 별도로 1인당 월 60만 엔(약 600만 원)의 정무활동비를 받는데 고급 음식점에서 사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 단체는 또 상임위원회 인터넷 생중계 등을 약속했다.

고이케 지사는 지난해 7월 ‘지사 급여를 반으로 깎겠다’는 등의 공약을 내걸고 당선됐으며 이후 과감한 개혁을 단행했다. 지지율이 70%가 넘자 자민당 민진당 등 기존 정당 후보들이 차례차례 도민 퍼스트회로 옮기며 기존 정당에 타격을 주고 있다.

전통적으로 자민당과 연합전선을 구축했던 공명당도 이번 선거에선 고이케 지사와의 연대 방침을 밝혔다. 가두선전차도 고이케 지사를 상징하는 연두색으로 바꿨다. 고이케 지사는 4일 공명당과 처음으로 공동 가두연설을 갖고 “도쿄 개혁을 공명당과 함께 이루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1강(强) 체제’에 도전하는 고이케 지사가 이번 도의회 선거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둘 경우 현재 유지 중인 자민당 당적을 버리고 도민 퍼스트회를 전국 정당으로 재편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고이케#도쿄#도지사#도의회 선거#공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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