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와 부적절한 접촉 의혹 확산… 트럼프 질책-펜스 외면 등 說 분분
WP “백악관서 사실상 고립무원”
일각 “대북문제 시급… 경질 안될것”
미국 안보의 ‘컨트롤 타워’인 국가안보회의(NSC)의 실무책임자인 마이클 플린 국가안보보좌관이 새 정부가 출범한 지 한 달도 안 돼 경질설에 휘말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플린 보좌관은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한국 측과 긴밀한 접촉을 가진 인사여서 교체될 경우 한미 안보 공조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 등은 플린 보좌관이 러시아 측과 부적절한 접촉을 한 의혹이 확산돼 경질 위기에 놓였다고 12일 보도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29일 발표한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조치를 전후해 트럼프 정부 인수위원회 실세였던 플린 보좌관이 세르게이 키슬랴크 주미 러시아대사와 여러 차례 접촉해 향후 제재 해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플린 보좌관은 “미-러 정상 간 전화 통화를 조율하기 위한 것이었을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민주당은 당장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압박하고 나섰다. 복수의 관료들은 WP에 “플린의 입지는 점차 좁아지고 있으며 전적인 신임을 받기는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들도 플린 보좌관과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스티븐 밀러 백악관 정책고문은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플린을 신뢰하느냐’는 질문에 “내가 답할 문제가 아니라 대통령이 답해야 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주말 플로리다 주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플린 보좌관을 질책했으며,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10일 플린 보좌관과 접촉한 뒤 거듭되는 플린의 말 바꾸기에 등을 돌렸다는 얘기도 떠돌고 있다. WP는 “적어도 트럼프 대통령과 핵심 측근 가운데 플린을 변호하는 사람은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플린이 쉽게 경질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북한이 12일 중거리 미사일 발사 도발에 나서면서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과의 대북 정책 조율이 시급한 상황이라는 점이 근거다. 플린을 경질하면 그의 러시아 관련설을 인정하는 꼴이 돼 트럼프 행정부 초기 국정 운영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여기에 라인스 프리버스 비서실장도 교체론에 시달리고 있어 백악관 진용이 출범 초기부터 흔들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존재감 없던 프리버스가 반(反)이민 행정명령 관련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며 혹독히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의 측근인 크리스토퍼 러디 뉴스맥스 미디어 대표는 ‘비서실장 교체’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역시 15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검증의 무대에 오른다. 트럼프 당선 뒤 ‘이란과의 갈등’ 및 ‘이스라엘 정부의 유대인 정착촌 확대’ 같은 중대 현안이 계속 발생하고, 해결책도 묘연한 가운데 과연 유대인 출신인 쿠슈너가 민감한 중동 외교에서 균형의 묘책을 찾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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