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돈줄’로 악용된 북유럽 복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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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정부가 시리아로 건너가 ‘이슬람국가(IS)’에 투신한 자국민 최소 36명에게 억대의 실업수당 등 복지 혜택을 제공해 온 사실이 밝혀졌다. 북유럽의 선진적인 복지 제도가 IS의 신종 자금줄로 악용돼 온 것이다. 덴마크 현지 언론이 정보공개 청구로 확보한 고용부 문서로 IS 병사에 대한 복지 혜택이 드러나면서 정부는 바로 환수 조치에 나섰다.

 덴마크 출신 IS 병사 36명 중 34명은 지방정부로부터 직접 현금으로 실업수당을 받았고 나머지 2명은 정부가 보조하는 개인 실업보험 혜택을 받아 왔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덴마크 언론 엑스트라 블라데트를 인용해 27일 보도했다. 덴마크 정부는 자국민 IS 병사 36명 중 29명에게 부당 지급한 실업수당 등 복지 혜택 67만2000덴마크크로네(약 1억2000만 원)를 돌려받기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7명은 전장에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이 받은 총 금액은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덴마크 의회는 여야가 한목소리로 ‘부끄러운 일’이라며 규탄했다. 실업수당을 받는 국민은 반드시 덴마크 노동시장에 즉각 참여할 수 있어야 하는데 IS에 투신해 시리아로 건너간 이들은 명백하게 부정수급에 해당한다.

 덴마크인 실업자는 30세 이상이고 자녀가 없는 경우 매달 생활비 명목으로 1만849∼1만3121크로네(약 185만∼224만 원)를 지방정부로부터 현금으로 받는다. 상황에 따라 주택보조금도 추가된다. 덴마크 정부가 직접 현금을 지원하는 실업자 수는 15만6000여 명이다. 국가가 지원하는 펀드에 기반한 개인 실업보험 가입자는 직장이 없는 최소 2년 동안 평균 1만6720크로네(약 285만 원)를 받을 수 있다.

 덴마크에선 최소 135명이 IS에 투신해 유럽에서 벨기에 다음으로 수가 많다. 이번 언론 보도 전까지 36명 중 단 1명의 IS 병사만 지방정부가 자체적으로 파악해 경찰에 신고했을 뿐이다. 지난해 5월에도 IS에 투신한 덴마크인 32명이 실업수당 37만8000크로네(약 6500만 원)를 부정하게 챙긴 사실이 드러나 문제가 됐는데도 같은 사건이 반복된 것이다.

 북유럽의 복지 선진국인 스웨덴에서도 IS의 복지 악용 사건이 있었다. IS 수도인 시리아 락까로 건너가 지하디스트로 활동하며 IS 선전 영상에도 자주 등장한 마이클 스크라모가 정부로부터 최소 5만 크로나(약 658만 원)를 받아온 사실이 지난달 밝혀졌다. 한 영국인은 정부로부터 받은 복지수당을 인출해 벨기에 브뤼셀 테러를 감행한 IS 조직원에게 건네 재판을 받기도 했다.

 IS의 이라크 최대 근거지인 모술 정벌에 나선 이라크군은 당초 ‘연내 토벌’을 장담했지만 거센 저항에 부닥쳐 고전하고 있다. 미군 측은 26일 “IS를 전멸시키려면 최소 2년은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하이다르 알 압바디 이라크 총리는 27일 “미군이 상황을 너무 비관적으로 본다”며 “3개월이면 이라크에서 IS를 박멸시킬 수 있다”고 반박했다.

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is#북유럽#복지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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