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국가여유국장 ‘韓관광의 해’ 폐막식서 사드 문제 거론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15일 23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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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광 분야를 총괄하는 국가여유국장이 15일 '2016년 한국 관광의 해' 폐막식에서 한반도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 배치 문제를 공개적으로 거론하며 간접적으로 불만을 나타냈다.

리진자오(李金早) 국가여유국장은 이날 베이징(北京) 자리(嘉麗)센터에서 열린 '2016년 한국 관광의 해' 폐막식 축사에서 "최근 양국 관계가 사드 배치로 새로운 국면과 도전에 직면해 있으며 양국 관광 업계와 관광객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간 인적 교류 확대는 양호한 양국 관계와 견실한 민심 기반에 달려 있다"면서 "양국이 관련 문제를 적절한 방법을 공동 모색해 양국 간 관광 협력을 위해 필요한 조건을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리 국장의 발언은 사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내년에도 양국 관광 협력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리 국장이 양국 관계가 '민심'을 바탕으로 한 것임을 강조한 것은 앞으로 사드에 대한 보복 조치를 '민심'을 내세워 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최근 중 외교부 대변인도 사드에 대한 보복 조치가 이뤄졌느냐는 질문에 즉답을 하지 않으면서도 민심은 한반도 사드 배치에 불만을 갖고 있다고 한 것과도 비슷한 맥락이다.
리 국장은 사드에 대한 반발로 일부 지방 정부에서 한국으로의 단체 관광객을 20% 줄이라는 지시가 여행사에 내려진 것 등을 확인하기 위해 김장수 주중 대사가 면담을 신청했으나 한 달 넘게 응하지 않고 있다. 그러던 이 국장이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참가한 행사에서 사드에 대한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폐막식 행사에 앞서 조 장관이 리 국장과 가진 회담이나 폐막식이 끝난 후 이어진 만찬에서 중국측에 중국의 한류 방송 제한 등 '금한령(禁韓令)'에 대해 어떤 의견을 제시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한 소식통은 "중국측이 민감해하는 사드에 대해서는 회담에서 언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행사에서 금한령 등 한류 규제에 대한 의견을 묻는 언론의 질문에 "양국 국민이 교류하는 가운데 이번 행사를 계기로 잘 풀리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리 국장은 폐막식 축사를 빌어 우회적으로 중국의 사드 반대 및 앞으로 민심 등을 명분으로 한류 제한 조치를 취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양국 관광 장관 회담에 앞서 이날 주중 한국문화원에서는 조 장관 등이 참가한 가운데 '한국콘텐츠 비즈니스센터' 개관식이 열렸다. 센터는 중국에 진출하고자 하는 한국 문화콘텐츠 기업들을 지원하는 교두보로 삼을 계획이라고 한국콘텐츠진흥원 김기헌 북경사무소장은 말했다. 문화원 1층에는 상설 및 기획 전시관을 마련해 기업들의 제작 발표회, 기업 설명회(IR), 프로젝트 투자 유치(피칭) 등을 할 수 있으며 3층의 '스마트 오피스'는 중소 영세 업체들이 '사무실 공유(오피스 쉐어링)'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베이징=구자룡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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