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트럼프 보란듯 위안화 절하… 8년여만에 최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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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환율조작국 지정’ 방침에 반격… 향후 미국과 통상전쟁 격화 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 1월 취임하자마자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중국 런민(人民)은행은 17일 위안화를 10거래일 연속 절하해 고시(告示)했다. 이날 미국 달러화에 대한 위안화 가치는 8년 5개월 만에 최저치였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對中) 무역전쟁 계획이 구체화한 후에도 중국이 위안화 약세를 유지함에 따라 미중 두 나라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앞서 이미 무역전쟁 전초전에 들어섰다.

 이날 런민은행은 달러당 위안화 환율을 6.8692위안으로 고시했다. 전날(달러당 6.8592위안)보다 0.15% 오른 수치다. 환율이 오르면 위안화 가치는 떨어진다. 위안화는 이날까지 10거래일 연속 인하됐다. 런민은행이 2005년 7월 변동환율제를 도입한 후 위안화가 10거래일 연속 인하된 것은 지난해 2번, 2008년 1번밖에 없었다.

 이날 달러당 위안화 환율은 2008년 6월 이후 최고치(위안화 가치는 최저)를 기록했다. 2008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은 주요국이 수출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자국 통화 가치를 경쟁적으로 낮게 유지하며 환율전쟁을 벌였을 때보다 위안화 가치가 떨어진 것이다.

 중국은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후에도 위안화 약세를 유지해왔다. 선거 기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고 공언해온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첫날인 내년 1월 20일 중국의 환율 조작 여부를 조사하기 위한 법안을 의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경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중국이 위안화 약세를 이어가며 자기 길을 걷겠다는 사실상 선전포고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대중 무역정책으로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동맹국의 수출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조은아 achim@donga.com·이건혁 기자
#트럼프#중국#위안화#절하#환율조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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